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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Mar 15. 2023

고양이, 추억 그리고 그리움

digilog #61

드로잉 툴: infinite painter - android

내게는 6년전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길고양이를 딸내미가 입양하자고 울부짖었고 나는 극구 반대 했지만 어느날 결국 입양했다.

3개월도 되지않았던 아기고양이 요미. 온몸이 검정색으로 되어있는 깜쟁이 아기 고양이였다.

2달을 같이 살았고 나머지 시간은 무지개 다리로 넘어갔다.

2달 동안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언제나 나를보면 떨어지기 싫어했던 아기고양이. 모니터 뒤에서 놀다가 어느덧 내 목을 기둥 삼아 빙빙 온몸을 감고 늘어지기를 즐긴 고양이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맡에 누워있는 아기고양이를 보며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 해맑게 웃고 있는 나를 보았다. 그런 나와 고양이를 질투한 딸내미. 가끔 나 없을 때 아기 고양이를 꼬집었다.그렇지만 딸내미도 요미를 사랑했다.

어느날 고양이에게 이상한 모습이 포착되었다. 숨을 헉헉대며 땀을 흘리며 멍한 눈으로 사람들을 처다보았다. 자주 들렸던 동물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으로 갔더니 오래살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오열을 했다. 너무 심하게 오열을 하다보니 수의사도 당황해했다. 그 당시 수의사도 나만큼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그의 외침이 가끔 기억나면 아직도 민망하다. “싸게 해드릴께요 걱정마세요. 정말 싸게 반값에 해드릴 터이니 걱정마세요…”. 거구의 중년 아저씨의 오열을 보며 얼마나 당황했으면 저랬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좌절로 인해 폭력적으로 변하지 않을까라는 걱정했었을 수도..).

이런 이유로 둘 다 민망하기에 요미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기 며칠 전 부터는 나 대신에 마누라가 요미를 대리고 다녔다. 당시 수의사는 요미보다 나의 상태를 더 걱정했다고 마누라는 전해주었다.


6년이 지났건만  요미는 내 삶의 어딘가 감촉에서 살아있다. 뜬금없이 요미의 발도장과 털의 촉감 그리고 수염의 간지러운 느낌을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부재한 요미를 생각하며 상념에 젖어버린다.

살아있다면 고양이 나이로 50대가 되었을 요미를 생각하며 내가 꿈궜던 요미와 같이 볼 사계절의 창밖을 나혼자 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요미와 함께하지 못한 삶을 느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고양이 꾸준히 그려왔다. 이젠 잊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리워한다.


딸내미가 몇 달전에 고양이 입양이야기를 했다. 내가 또다시 강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말을 했다. “요미야, 아빠에게 고양이는 너뿐이야…보고싶다”

2018년 7월 - autodesk sketcth (and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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