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에서 감성을 느낄 때

연쇄긍정마

by Vintage appMaker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
마술과 구별되지 않는다.
- 아서 C 클라크


SF 소설매니아라면 아서 C 클라크의 존명(尊名)을 모를 수가 없다. 마치 무협세계의 김용같은 네임드 작가이다. 대표작으로는 스탠리 큐브릭이 감독을 맡은 SF 걸작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있다. 1968년도에 나온 영화이건만 82년도에 VHS 테이프로 보면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맨처음 도입부, 원숭이가 신석(?) 앞에서 폭력을 깨닫고 도구 사용법을 배운다. 원숭이 집단끼리 싸움을 하고 도구를 깨달은 원숭이들이 승리한다. 원숭이가 이긴 후인지 아니면 싸우기 전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갑자기 뼈다귀는 하늘에 던져진다. 그리고 갑자기 원숭이는 사라지고 우주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초반 장면 때문에 스탠리 큐브릭이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OST였던 슈트라우스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일출"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 곡이되었다.


이 영화의 도입부를 보면 아무런 대사도 없이 위의 내용으로 10분 넘게 지나간다. 그럼에도 영어가 익숙치않은 극동아시아의 까칠한 국민학생 한 명도 인류의 기술이 어떤 식으로 발전했는 지, 대충 "감(Feel)"으로 알 수 있었다.


새로운 세상이 오면
"과거"의 잔재들은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날로그를 검색해보면 평소 사용했던 용어와는 다른 의미가 크다. "물리량"을 가진 것들을 표현한 것이며 "디지털"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정의되어 있다. 즉, VHS, LP, 카세트테잎과 같은 "물리적 요소"가 강한 장비를 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날로그 == 감성"과 같은 공식으로 오용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과거의 기술을 감성으로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디지로그라는 말을 오래 전 부터 애용하고 있었다

Untitled (1).png bing과 요즘 친해졌다. 알고보니 괜찮은 친구다.

인생의 어느순간부터 Digital조차도 "향수를 부르는 감성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진보하며 [아날로그를 구분하는 것] 조차 의미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의 타임라인에서 디지털이 감성인 경우가 흔하다.

나에겐 apple IIe, 삼성 SPC-1000a 같은 8비트 PC나 메가드라이브나 게임보이같은 게임기가 감성템이다.

1.png apple IIe, 그리고 "울티마"는 신께서 내 인생을 결정해 준 메시지였다.


사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아날로그를 주위에서 볼 수 없었다. 디지털 세상이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진 기술을 잊지않고 디지로그를 이야기하며 "레트로"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AI 혁명을 통해 사람들은 또다른 "디지로그"와 유사한 단어를 만들 것 같다.

“생물학적 인간”으로 부터 나온 감성인가? 아니면 “Generative AI”로 부터 나온 감성인가로 판가름할지도 모른다.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원숭이가 뼈다귀를 발견한 것처럼, 인류는 AI라는 폭력의 도구를 활용할 줄 알게되었다. 조만간 [Free for All]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인간인가? 오디오인가?" 90년대 농담 중에 상대방 디스할 때 사용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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