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긍정마
1.
브런치의 글 중에서 무조건 관심을 가지는 카타고리가 “1인기업” 관련 글들이다. 글을 통해 자신을 해체하는 형식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1인기업의 “사고방식”과 “insight”가 포함된 글이라면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반드시 읽는 편이다. 그런 글에서는 감성의 흐름보다는 “사고의 흐름”과 그 결과인 “노하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인기업( 프리랜서, 자영업 포함)
이라는 카타고리는
우리사회의 큰 골치거리
중에 하나이다.
직장에서 보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초기 단계정도로 느껴질 수 있으나 실상은 은퇴한 권투선수가 “글러브를 걷어낸 베어너클” 경기로 생활비를 버는 것과 유사하다. 세상의 무서움을 모른다면 모를까? 이미 알고 있지만 생존을 위해 공포와 싸우며 파이팅해야 하는 것이 1인기업과 유사하다. 허세는 통하지 않는다. 종종 한주먹에 쓰러지고 한주먹에 이기는 원샷원킬의 스릴을 맛볼 수도 있다.
2.
조만간 사회의 골치거리가 될 60~70년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는 1인기업 키워드와 같이 우리사회의 재앙이 될 것이 분명하다. 명백한 것은 이 땅의 사회간접자본(SOC : Social Overhead Capital)이 그들에게 흘러갈 리는 없다. 해외의 경제 유튜브 채널을 보게 되더라도 대한민국의 명암을 이야기하며 대기업 육성정책의 폐혜와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국가를 어떻게 쇄퇴시킬 것지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것들이 많다.
브런치에도 전문직 종사자들의 자영업 이야기가 적지않다. 다양한 업종이고 때로는 일반인들이 우러러보는 전문직일 수도 있지만 맥락(Context)에서는 거의 같은 뼈대(BackBone)을 가지고 있다.
- 전문직도 자영업이 붙으면 처음부터 다시시작이다.
- 직업의 경쟁력은 “직장”이라는 브랜드가 존재할 때 "뿐"이다.
- 1인기업 또는 자영업은 “벨류에이션” 보다 “생존”이 우선이다.
-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업자의 사고방식 re-building이다.
3.
내 주위에서도 은퇴를 앞둔 친구들을 보게되면 그들의 “멘탈”이 유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분명 지금의 직장은 남부러워할 수도 있는 곳이건만 그들이 조직을 나와서 경험해야 할 것들을 “선배”들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전문직이라고 하더라도 퇴직 후, “소소하게 할 수 있는 것 “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만남의 대화의 화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문제는 그들이 말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하지 말아야 할”일도 있다는 것이다.
직장이 주었던 “타이틀”이 1인기업 시장에서도 그대로 계승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도 직장만큼 존대 받을 수 있다”
라고 착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퇴직을 앞둔 지인 중에 “강의” 또는 “컨설팅”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한 마디 한다. “가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존이 중요해~ 강의나 컨설팅만 해가지고 먹고 살 수 있다고 봐? 그리고 느그들처럼 기름기 가득한 애들을 강의 플랫폼에서 어서오세요~라고 반기며 써줄 것이라고 생각하니? 필요할 때마다 쓰는 [상품홍보용 알바]일 뿐이야. 이 쪽 시장도 살아남으려면 시장에서 붕어빵 팔 듯이 파이팅해야 해~”라며 자라나는(?) 퇴직 꿈나무들에게 좌절을 맛보게 해준다. 진정한 친구라면 꿈보다는 현실을 이야기 해주어야 퇴직후 사기당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4
1인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11년차로 들어선 내 입장에서는 단호하게 한 마디로 정의된다.
사람 잘 만나야 한다
이다. 이 말은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온도가 다를 수 있다. 나름 잘 살아왔던 사람들은 생존의 원인을 “자신의 퀄리티”에 방점을 두려고 하겠지만 그런 사람조차 “고객 또는 파트너”들의 도움이 없이 생존할 수는 없다. 1인기업은 직장인이 아니다. 그러므로 능력(?)을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해주는 회사 따위는 없다. 결론적으로 고객과 파트너들이 능력을 평가하고 같이 생존할 지를 결정하게 된다.
“내 주위의 사람 is 내 능력”이 되는 것이다.
물론 사람만큼이나 자신의 도메인에서 기본은 지켜야 한다. 그 기본은 [기술력 + 시각]이다.
5.
퇴직을 앞두었다면 지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러 다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인들 중 믿음이 가는 사람에게 “현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된다. 그리고 직장에서 자신이 쟁취했던 경력들은 1인기업에서 “등가(=)의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빠르게 깨달아야 한다. 40대 초반에 시작했던 나의 “기술기반 1인기업(스마트폰 OS 및 미들웨어)”은 2년동안만 이전동료와 거래처에서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이다. 그 이후부터는 전혀다른 업종(App 개발 및 강의)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처음부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50대의 후반을 달리는 지인들이 1인기업 시장에 떨구어진다면 더 혹독한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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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공포영화 "샤이닝"에는 이런 명언이 있다.
"놀지않고 일만한 잭은 바보가 되었다"
회사는 당신의 은퇴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 임무는 자신의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f9ZmmJJ3Q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