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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Aug 11. 2023

브런치 수익화, 플랫폼 시각은 왜 없지?

개발자의 생각 #74

며칠 전, 브런치의 기부(도네이션) 광고를 보면서 내심 궁금해했다. ”가능해?”, “작가로 설정된 브런치 (휴면계좌 포함 5만정도) 계정 수량으로 도네이션 기능을 해서 뭐가 남지?” “그리고 브런치 내부가 아닌 백링크로 들어와 도네이션을 한다고? 그것이 된다고 보나?” 아니나다를까 [정식 서비스]가 아니었다. 여러가지 기능옵션이 공지된 OBT(Open Beta Test) 개념으로 운영하는 것이었다. CBT(Closed Beta Test)는 버그테스트 개념이 강하지만,  OBT는 Lean하게 시장반응을 보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다보니 과금 정책에 유연하고 모호한 내용으로 일관하게 된다. 정식이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Software 서비스가 돈먹는 하마인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27년간 개발자로 생존하면서 비IT 진영의 고객과 만나면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소프트웨어는 돈주고 만들면 자동으로 운영된다” 이다.  그러나  아파트 조차도 유지관리 업체가 존재하듯,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꾸준히 돈이 들어가지 않으면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 불가능하다.  

하드웨어 비용, 서버운영 비용, 관리자 비용, 기획, 디자인, 개발 등등을 따져보면 Social 기능을 가진 컨텐츠들은 감당하기 힘든 유지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스타트업, 중소기업은 둘째치고 대기업, 관공서에서 서비스 개발 후 운영에 성공하는 %는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현저히 낮다.  네카라쿠배 라고 불리는 돈 좀 버는 회사들 조차도 수많은 개발프로젝트 중 성공하는 경우는 30%도 안될 것임을 확신한다(대부분 더 이상 손해만 보지말자로 끝이난다).


브런치는 누가 운영하고 어떻게 생존했을까?


검색을 해보아도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 그러다가 브런치를 뒤져보니 다음과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브런치 오프라인 강의 -  카카오 클래스 in JEJU

아무래도 다음의 본사가 있던 제주에서 진행된 것을 보면, 브런치는 카카오가 아니라 “다음”에서 운영했다고 여겨진다.  이 브런치를 보면 그간 브런치의 행보를 알 수 있다. 타 출판플랫폼과 콜라보가 두드러지며, 작가에 대한 지원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의문이 가는 것은 “크리에이터 또는 컨텐츠 프로바이더”에 대한 지원은 없다는 것이었다. 이 말의 즉슨 “쿠팡”같은 오픈마켓에서 “상품판매”의 기능은 제공되지 않고 “상품홍보”만 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과 동일하다.


아무리 보아도 수익구조는 “대기업”이 가져야할 조건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반면 “브랜딩”과 “벨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다양한 수치를 만들 수 있었다고 본다. 결국 브런치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수익구조”는 잡지 못하고 “벨류에이션”에만 집중했다. 문제는 왜 갑자기 벨루에이션이 아닌 “수익구조”로 방향선회 했을까?라는 의문인데 이는 2014년에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1년 후에“브런치가 탄생”했으며 2023년 6월 다음이 카카오와 분리되어 CIC(Company In Company)로 수익에 부담을 느끼는 시점이 시작됨을 보면서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브런치는 벨류에이션만으로는 지원사격 해줄 아군이 이젠 없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왜 도네이션인가?”


이것에 대한 궁금증으로 전문가(서비스 기획자)가 해석을 해주길 바랬었다. 그러나 브런치에서는 분노 밖에 보이지 않아 당황했다.  “등록의 근거”에 대해서 모두가 불신하며 불만을 가진 것이 대부분이었다. 불만은 원하는 답이 아니었다. 이유를 알고 싶었다.


“도네이션(기부)”이 수익과 무슨상관이 있을까? 플랫폼 사업자와 컨텐츠 프로바이더(크리에이터) 모두에게 뻘짓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런치의 유저층의 소비형태를 보면 도네이션의 선택은 납득하기 힘들다. 모두가 생산자가 되기를 열망하는 플랫폼에서 열성 소비자들이 존재해야 가능한 도네이션 과금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브런치 밖의 백링크를 타고 온 사람들에게 도네이션을 받는다고? 정말 모르겠다.


브런치의 최근 도네이션 서비스에 대한 비지니스 분석이 없는 이유는 브런치 내에서 의미있는 트래픽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IT분야의 영향력있는 전문 크리에이터 또는 에반젤리스트들은 이미 2년 전에 많이 나가버렸다고 판단된다. 페북의 유명 IT 페이지에서 넘쳐나던 IT 셀럽들의 브런치 링크가 사라진지 2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성공한 글쓰기 플랫폼의 수익은 "구독"


브런치가 미디엄을 참고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미디엄 같은 글로벌 서비스와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글로 수익을 만들려면 “전문가”의 유료 컨텐츠를 비공개로 구독하게 하는 서비스 외에는 별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도네이션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는 이해하기 힘들다.


솔직히 “딱지 비니지스”로 충성고객 확보를 목적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한다. 강의를 하다보면 “협회 또는 정부가 인증하는 자격증” 때문에 모객을 성공하며 심지어 수강생들의 충성도가 높이짐도 종종 경험한다. 단지 “인증(수료증)”하나 때문에 서비스 측이 받는 신뢰는 무척 크다. 그와 비슷하게 "크리에이터" Badge 하나가 주는 파급효과는 무척 컸다고 본다.


브런치에 대한 바램


뭐가 되던 망하지 말고 흥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트래픽 및 벨류에이션 차원에서 1인사업자에게 모든 것이 유익하다. 단지 불만이 있다면 브런치를 떠나간 많은 서비스 기획자와 개발자들의 말처럼 “시스템이 너무 허접하다”.  버그를 2달동안 놓아두는 서비스가 어디 흔하겠는가? 유저들도 크레임 걸지 않고 서비스 운영측도 관심 없는 듯하다. 이렇게 방치된 서비스는 한 순간에 나락으로 간다.


여하튼, 수익화 플랫폼으로 생존해서 좀 더 오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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