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언제나 즐거웠다면 정신이 이상한 것이라고 본다. 대부분 극한의 상황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해왔던 이유는 “즐거웠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란 직업은 생각을 실체화하는 작업을 한다. 수많은 생각을 하고 그 중에서 하나의 방법을 선택하고 그것에 대한 검증과 책임을 지는 작업이 내겐 "덕업일치"였고 존재의 이유였다.
적어도 40년은 하고 싶은데, 생각해보니 40을 채우려면 13년 밖에 남지않았다. 40년차가 되면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느낀 점을 써보고 싶다. 내게 개발자라는 직업을 말하라고 한다면재미있다 외에는 별다른 설명을 하기는 힘들다. 똑같은 일을 해도 그 때마다 깨닫는 것이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27년이라는 시간으로는 부족하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단지, 개발하려고 해도 남들이 주는 기회가 적어짐에 내가 기회를 만드는 것이 버겨울 뿐이다.
직장보다 직업이 중요하다.
직장에 있다보면 “호칭”이 고정된다. 연차가 쌓이며 그에 걸맞는 호칭과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어쩔 수 없이 시야가 좁아진다. 반면 직장을 벗어나 직업에 집중하게 된다면 좀 더 넓게 볼 수 있다.
“호칭”이 달라지며 변하는 것이 많아진다.
1인기업이 되면서부터 대부분 “대표”라는 호칭으로 불리긴 하지만 프로젝트와 협업 파트너들에 따라 다양하게 불려진다. 기관이나 큰조직과 가까운 일을 할 수록 뭔가 그럴 듯한 “C 레벨”로 호칭된다. 여기서는 내 의지와 관계없다. 그들이 그렇게 페이퍼를 만들어버린다. 반면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곳에서는 심플하게 호칭된다. “개발자 또는 닉네임” 정도로 불린다. 개인적으로는 아무 호칭없이 “님”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조직의 평균 나이와 22살 차이가 나다보니 그들에게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외부강의나 컨설팅을 나가면 “강사, 컨설턴트, 심사역” 등등 아무말 대잔치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칭”에 따라 행동과 시각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개발자라는 베이스는 바뀌지 않지만 불려지는 호칭에 따라 가치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하므로 사고방식이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넓은 시야가 생긴다. 만약 직장이라는 둘레에 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 었을 것이다.
호칭에는무게가 있다
1인 사업자에게 호칭은 대우가 아니다. 그 호칭만큼 생산을 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호칭에 맞지않는 일은 받지않는 편이다. 개발자로 호칭되면 개발자만큼의 수익이 되어야 하고 대표로 호칭된다면 대표만큼의 “기회비용”이 보장되어야 한다. 반면 컨설팅이나 강의 같은 것들에서는 어떻게 불리던 상관이 없다. 호칭과 무관하게 수익은 고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유없는 호칭”에 대해서 좋아할 필요가 없다. 그 호칭에 “하는 일과 부합될 때” 가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고 그에 걸맞는 호칭이 필요할 뿐이다. 본질은 딱지가 아니라 가치이기 때문이다.내가 투자한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호칭은 허우대일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