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어~ 그래도 연봉은 니가 더 많아~. 그리고 그림은 니가 더 잘그려! ㅇㅇ까지 출력해서 내 방에 가져다놔”
20년전만 해도 “프로젝트 매니저”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시절이라 대표나 임원들은 “많이 아는 놈”이 누군지 고민하고 독박을 씌우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다보니 책임은 무한대이지만 권한은 거의없는 PM이라는 직무는 누구에게나 기피되는 업무였다.
당시 술자리 정치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지뢰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고 그로 인해 대표실에 끌려가 “그림타령”을 종종 듣곤 했다.
우리는 프로젝트의 과정을 “그림”이라고 표현했다. 한 눈에 흐름을 알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2.
그 때보다 +20년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림을 그린다. 하얀 종이는 내게 주어진 시간이고 역할을 맡은 담당자들은 하나의 오브젝트로 구성된다. 나는 그곳에서 타임라인별로 그들을 레이아웃 시키며 목표가 뚜렷한 심상을 만든다. 나와 우리가 꿈꾸는 목표를 향해 “흐름을 만드는 직관적인 그림”을 그려본다.
3.
나이가 들면서 노트북을 끄고 모든 협업툴(메신저, Notion, Wiki,…)을 멀리한 채, 종이와 펜에만 집중하는 버릇이 생겼다. 단순한 환경일 수록 목적도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