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log #33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옆에 있는
아주머니가 아들과 하는
통화를 듣는다.
숨이 막힌다.
쌩판모르는 나도
그 쉼표 없는 잔소리에 머리를
도리도리 하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내상이 심할지...
아주머니의 잔소리 후
희열에 찬 모습을 보니
본인은 잔소리가
삶의 활력인 듯 하다.
단지
가까운 누군가는
victim이 될 뿐
아주머니의 잔소리를 들으며
머리 속에서 자동응답 기능이 돌아갔다.
1. 명문대 나오면 자식인생이 행복해질 줄 아나?
2. 본인보다 주위사람들이 더 신날껄?
3. 특히 의사들은 자기 인생은 우울하고 주위사람들만 신나함
(*) 의사들의 노동강도와 환경은 결코 쉽지 않음.
그러면서 평생 부모형제, 친인척, 친구들 이름으로
포켓몬스터 싸움했던 내 만행을
반성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술자리 랩배틀에는 이만한 것이 없는데? 안하면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