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log #47
1.
겨울바다를 생각하면
김남조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이미 죽고 없었네"
라는 문구가 표현하기 힘든
강렬한 느낌을 주었고
수십년이 지나도 머리 속에서
쉽게 지워지지가 않았다.
국어시간에 어떤 식으로 시를 해석하며
배웠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저 문구가 주는 끝없는 우울함이
좋았기에 기억할 뿐이다.
2.
겨울바다를 생각하니
Knockin' On Heaven's Door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당시의 엔딩씬에서 보여준 바다가
겨울인지 아닌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겨울바다 이상으로 끝없는
우울함과 적막함을 느끼게 했던 명장면이었다.
이 영화는 밥딜런의 명곡을 영화화 한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건스앤로지즈가
부른 노래를 더 좋아한다.
그 곡에서만 느낄 수 있는
"떠나감의 이중적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3.
겨울바다를 생각하며
동쪽 또는 서쪽 끝으로 가보고 싶다.
대지의 끝자락에서
겨울바다의 막막함을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그 막막함 뒤에는
언제나 그렇듯
또다시 봄의 따스함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돌아오고 싶다.
4.
겨울바다가 끝나면
봄바다가 시작된다.
또다시 시작되는 계절에
설레임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