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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Mar 02. 2019

대마도 여행 가자!!

01-3. 낚시 체험(첫째 날 오후)

"저녁은 낚시로 잡은 고기 먹으면 되나?"

"그래 그걸로 회도 먹고 매운탕도 먹으면 되지!!"

"너무 많이 잡으면 힘들다.ㅋㅋ 인당 2마리씩만 잡으면 괜찮을 듯^^"


평소 낚싯대 한번 잡아보지 않던 우리들은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낚시에 대해 기대가 컸다. 

마치 낚싯대만 잡으면 순식간에 강태공이 될 수 있을 것처럼..


대마도 여행 경로


대마도 어업체험민박
첫째 날 여행 일정


대마도에는 낚싯대를 대여하는 곳이 없다. 그래서 대마도에서 낚시를 하려면 낚시 장비를 가지고 가야 한다. 하지만 '어업체험민박'을 통해 낚시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낚싯대와 미끼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개인 장비가 없는 사람도 낚시를 할 수 있다. 


어업체험민박을 이용하면 개인 장비가 없어도 낚시가 가능하다.


'어업체험민박'은 우리나라 시골 마을에서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체험 프로그램만 단독으로 신청할 수는 없고 반드시 민박에서 숙박을 해야만 체험을 신청할 수 있다. 대마도에서는 농어촌 체험을 제공하는 대가로 일반 가정집에 여관업 영업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이러한 허가 기준 때문에 체험과 숙박을 분리할 수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전문성이 없는 무분별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자의 난립을 막을 수 있고, 체류형 관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체류형 관광을 통한 소득이 현지 농가에 직접 전달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험 프로그램은 낚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우린 저녁을 해결할 수 있는 큰 고기를 잡겠다는 기대로 배낚시 체험을 신청했다.

어업체험 프로그램


숙박은 조석식 포함 여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우린 낚시로 잡은 고기로 저녁을 해결할 수 있다는 무모한 생각으로 석식을 포함하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저녁식사 시간에 차려진 밥상을 보고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업체험민박의 숙박비


우린 홈페이지에서 배낚시 체험이 가능한 민박 중 히타카츠항에서 가깝고 픽업이 가능한 이타이야상 민박에 예약을 한 후 이메일을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주고받았다. 

이타이야상 민박 소개


낚시 체험

점심을 먹은 뒤 히타카츠항 여객터미널로 다시 돌아온 우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우리를 데리러 온 민박집 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은 약 10분 후 한적한 부둣가 근처에 위치한 세월의 흔적이 깃든 가정집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타이야상 민박집


민박집으로 가면서 날씨가 좋지 않아 배가 뜰 수 있을지 걱정이라던 민박집 사장님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다. 낚시 준비가 될 때까지 민박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우리는 잠시 후 사장님에게서 강한 바람 때문에 배가 뜰 수 없으니 부둣가에서 낚시를 해야 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부둣가에서 과연 고기가 잡힐까? 달리 대안이 없던 우린 바람이나 쐬며 구경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사장님이 준비해준 낚싯대와 미끼를 들고 부둣가로 나섰다.


시범을 보여주겠다며 낚싯바늘을 물속으로 던지더니 
전갱이 한 마리가 금세 올라왔다.


부둣가에서 낚시 준비가 되자 사장님이 시범을 보여주겠다며 낚싯바늘을 물속으로 던지더니 잠시 후 전갱이 한 마리를 잡아 올렸다. 어라? 엄청 쉽게 잡으시네.. 반신반의하던 우리들은 금세 생각이 바뀌었다. 

부둣가에서 낚시 중


물속을 들여다보니 부둣가인데도 물이 깨끗해 지나다니는 물고기들이 훤히 보였다. 제법 덩치가 큰 물고기가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자 우린 처음과는 달리 적극적인 낚시꾼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부둣가에서 낚시 중


생각 외로 물고기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긴 했지만 크기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한 명이 크기가 제법 되는 쥐치 한 마리를 잡아 올렸다. 이 날 낚시의 가장 큰 성과였다.

쥐치 낚시


쥐치 낚시에 신이 난 우린 서서히 낚시에 재미를 붙여가던 중 복어, 독가시치도 올라와 우리를 놀라게 만들었다. 복어는 얼른 바다로 돌려보내 주었고 독가시치는 비늘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스레 낚싯바늘을 뺀 뒤 사장님께 맡기기로 했다. 


대마도에서 낚시를 한다면 독가시치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가야 한다.


독가시치는 지느러미에 독이 있어 찔리면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고기를 잡을 때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마침 여행을 준비하면서 대마도에서 낚시할 때 독가시치를 조심해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 다행이었다. 대마도에서 낚시를 한다면 반드시 독가시치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가야 한다.

전갱이와 복어


이날의 뜻밖의 성과물로 손바닥만한 크기의 벵에돔도 포함되었다. 크기가 많이 아쉬웠지만 고급어종인 벵에돔을 3마리나 잡아 올린 건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되었다.

벵에돔


부둣가 낚시는 미끼까지 추가해 약 3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바구니를 물고기로 가득 채운 우린 비록 저녁거리로는 부족하지만 낚시 성과에 충분히 만족하며 민박집 사장님께 저녁 요리를 부탁했다. 

낚시 성과물


이타이야상 민박집

낚시 후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우리가 잘 곳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온돌방이었지만 푹신한 매트리스가 인원수대로 깔려있어 자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우리가 상상했던 민박의 모습보다는 훨씬 더 깔끔함이 느껴졌다. 

숙소 이부자리


각자 샤워를 하고 저녁이 차려질 때까지 방에서 기다리다 준비가 다 되었다는 사장님의 호출에 거실로 나온 우린 차려진 저녁밥상을 보고는 입이 벌어졌다. 낚시가 한창이던 시간에 배에서 1m가 넘는 부시리 한 마리를 들고 가시더니 그게 우리 밥상에 올라갈 재료였다는 걸 요리를 보고서야 알았다. 


1m가 넘는 부시리가 밥상에 올라갈 재료였음을 요리를 보고서야 알았다.


우린 부시리 요리를 회로 그리고 샤부샤부로 맛보며 민박 예약 시 저녁을 포함한 것에 대해 너무나 잘한 선택이었음을 저녁시간 내내 얘기했다.

저녁 한상 차림


낚시로 잡은 물고기는 회와 구이로 요리되어 나왔다. 그중 쥐치 요리가 꽤 인상적이었는데 쥐치 내장을 따로 양념을 한 뒤 회를 내장에 찍어먹는 것이었다. 쥐치는 회 자체가 단맛이 나서 그냥 먹어도 맛이 좋았고 양념한 내장에 찍어먹는 것도 맛있었다.

전갱이회와 쥐치회(왼쪽), 전갱이 구이(오른쪽)


비록 날씨 탓에 배낚시는 못했지만 부둣가 낚시와 푸짐한 저녁식사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 첫날이었다. 첫날 숙박으로 민박을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참고

1. 쓰시마 블루 투어리즘 협회(https://tsushima-gbt.com/ko)

쓰시마 블루 투어리즘 협회 홈페이지에서 대마도 민박과 체험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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