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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셉 Aug 07. 2023

나의 예술의 도구 : 글쓰기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창조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 나는 무슨 도구를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 



   자신의 영역에서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을 본다. 운동선수, 음악가, 작가, 영화감독 등등. 각자 나름의 도구를 가지고 세상에 ‘창조’를 실현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누가 말해주었을까? '너는 이 일을 하렴' 하고 말이다. 흔히 생각하는 신의 음성이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말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환경이나 경험 속에서 발견되었거나, 스스로 찾아냈을 것이다. 유년 시절에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늦게 흥미를 좇아 하던 일을 그만두고 흥미에 매진하는 사람도 있다. 흔히 아는 엘리트 체육선수나 음악가들이 일찍 재능이 묻힌 곳을 알아내 노력한 부류였다면, <달과 6펜스>에 나오는 스트릭랜드 같은 사람은 중년에 자신의 흥미를 발견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뛰어든 경우가 될 것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흥미는 재능을 발견하는 아주 중요한 척도이다. 흥미를 보인다는 것은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며, 지속하면 흥미는 재능이 되고 나아가 좋은 창조의 도구가 될 것이다. 



   전설적인 축구선수 마라도나 같은 사람도 처음부터 축구를 잘하는 상태로 태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축구를 지속할 수 있는 흥미를 가졌고 발견했을 뿐이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 따르면 재능을 발견한 사람은 고민하지 않고 밤낮으로 그 일에 몰두한다고 한다. 전설적인 축구선수이든, 위대한 문필가이든 언젠가 그들은 흥미를 발견했을 것이며 그때부터 그 일을 계속 반복해 왔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비교적 어린 시절에 자신의 흥미를 발견하면 좀 더 자유롭게 몰두할 수 있는 것 같다. 다만 늦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사람은 다른 것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몰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예를 들면 생계의 문제라든가,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는 안정성이라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래서 마음이 나뉘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재능을 발견한 사람보다는 분산된 연습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이 누구인지 묻지 않고 살아온 기간이 길면 길수록, 흥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도구 삼아 살아가기는 더 어렵다. 흥미란 곧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나다움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리지 않은 나를 본다. 조금 더 창조성의 비밀을 일찍 알았더라면, 내 무기로 일찌감치 갈고닦아 푹 빠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은 조금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발견한 게 어디인가. 그리고 한편으로 그런 천재들이 세상에 몇이나 되는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누군가에겐 내 나이가 빠른 시기일 것이기 때문에. 또 절대적인 나이로 인생의 때를 평가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예술이나 창조의 도구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음악적인 예술이나 문필가, 또는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그렇게 예를 들었다. 내게 삶을 표현하는 예술의 도구, 내가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글인 것 같다. 여러 분야가 더 있기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선 글로 무언가 만들어내는 일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 모르지만 글 쓰는 일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글을 쓰면서 생계가 해결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행운이 주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른 일을 하더라도 글을 계속 써내고 싶다. 




   소비의 시대다. 삶을 바라보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는 ‘소비’인 것 같다. 얼마나 많은 것을 소비하고, 얼마나 좋은 것을 소비했는가가 인생을 평가하는 것 같다. 물건도 소비하고, 지식도 소비한다. 그러나 나는 인생이 가치를 갖는 것은 좋은 것을 소유하거나 또는 소비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의 참된 가치는 무엇을 만들어 냈느냐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사회에 무엇을 창조해 냈는가가 한 인생의 참 가치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무기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사는 인생이 참 값진 삶이다. 남을 따라, 유행을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다움을 찾는 것. 나다움으로 세상에 기여하는 삶이 참 멋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남기고 가는 것이 소비의 껍데기인 각종 폐기물들 뿐이라면, 숫자로 표현되는 그의 통장 잔고뿐이라면 그보다 더 씁쓸한 일이 또 있을까. 



   글을 쓰며 점점 선명해지는 ‘나다움’을 마주한다. 글 쓰는 내가 좋다. 여러분 삶의 예술의 도구는 무엇인가. 여러분께 ‘나다움’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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