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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셉 Aug 29. 2023

결핍을 새롭게 바라보다

없음에서 있음으로 나아가는 방법

   뒤늦은 코로나 19 감염으로 며칠을 앓았다. 처음 겪는 코로나라 그런지, 몸도 격렬하게 반응했다. 평소 당연하게 여기던 일들, 음식을 먹고 신체활동을 하고, 잠을 자는 것,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조차 힘들었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건강에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몸이 건강할 때도 건강에 대해 감사하고, 젊은이들도 자신이 가진 젊음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의 중요성을 바로 깨닫기 위해서는 신체의 질병이나 부상을 경험해야 하고, 젊음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어야 한다. 


   결핍이 없이는 채움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이런 의미에서 결핍은 또 다른 축복이다. 결핍은 인식을 온전하게 한다.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들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었는지 다시 깨닫게 해 준다. 아픈 다음에야 건강한 몸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된다. 젊은 시절을 다 보낸 다음에야 젊음이 귀한 것인 줄 깨닫게 된다. 


   결핍은 불행이 아니다. 결핍은 고통의 모양을 띠고 있지만 실은 값진 선물이다. 결핍이 없는 인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인생이다. 결핍은 인식을 날카롭게 하고 자기 자신과 주어진 환경을 다시 보게 한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결핍에 대하여 감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진짜 고수는 결핍으로 인하여 감사하는 사람이다. 없음으로 인하여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생사의 고비를 넘긴 사람은 다른 사람이 된다. 생명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 누리는 이 생명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결핍이 좋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아픈 것이 좋다. 평소 하던 일상에서 내려와 그동안 내 삶을 지탱해 오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좀 배가 고파 보는 것도 좋다. 평소의 여유와 당연히 누리던 음식이 큰 축복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글을 쓰는 경험도 좋다. ‘잘’ 쓴다는 건 아예 생각지도 않고 쓴다는 일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핍은 이처럼 없음을 통하여 있음을 새롭게 알게 하는 도구이다.


   또한 결핍은 동기의 원천이 된다. 잘 못하기 때문에, 탁월함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게 된다. ‘없음’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있음’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표현하는 재주가 없으니 매일 조금이라도 표현해 보려 애쓰고, 부지런히 독서를 통해 생각을 넓힌다. 


   결핍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되었다. 결핍은 고통이라는 포장지 속에 감추인 충만함임을 깨닫게 되었다. 결핍을 맞닥뜨렸을 때 불평만 하면 결핍은 결핍으로 남을 뿐이다. 그러나 결핍을 통해 가진 것을 바르게 인식하고 감사하고, 나아가 노력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면 같은 결핍이라도 큰 축복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사진 출처 :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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