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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셉 Jul 24. 2023

세상에 하나뿐인 나로 살아가기

두 가지 부류의 사람 이야기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사람과 삶을 주도적으로 모험해 나가는 사람의 두 부류이다.


   반응하는 삶은 소리가 나면 돌아보는 삶이다. 문제가 터지면 수습을 하고, 요청이 있으면 일을 한다. 매체가 보여주는 것을 본다. 삶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재미있는 것을 기대하며 SNS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짧은 문장을 보고 쉽게 결론을 내린다. 자신만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는 길을 걸어간다. 모험하지 않는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안전한 삶이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위험에 처해 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지는 모르지만 삶이 주는 황홀함과 설렘을 느끼지는 않는다. 이들에게 삶은 반복되는 것이고 일은 매일 해야 하는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주도적인 삶은 나 자신으로 사는 삶이다. 이들은 소리가 나기 전에 미리 알아차린다.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일의 흐름을 살펴 알아차리는 사람이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찾아보지만 삶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매체의 바다를 뒤적거리지 않는다. 쉽게 받아들이기보다 과연 그러한가 숙고하는 사람이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이라는 이유로 함께 걷지 않는다. 자신의 이유를 찾는 사람이다. 이들의 삶에는 약간의 설렘과 흥분되는 마음이 항상 같이 다닌다. 생동감이 있고, 자유로운 삶이다. 진심으로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성공을 스스로 정의하고, 세상이 부여해 주는 것을 맹목적으로 쫓지 않는다.


   모든 인간은 반응형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반응형으로 지내면 우리 자아는 계속 신호를 보낸다.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끝없이 느껴지는 갈증이 있다. 쉴 새 없이 채우지만 왠지 한편으로는 비어있는 듯하다. 내 삶을 찾아야 한다는 욕망, 열정이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생존’ 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덮어두며 산다. 그러다 보니 소리가 너무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는 누구나 자신으로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단 한 사람도 같게 존재하지 않는다. 동일한 목적을 갖고 생산되는 수백만 대의 차량처럼, 줄지어 출고를 기다리는 것이 인생이 아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목적을 갖고 존재하는 것이 인생이다. 제각기 다른 목적이 있는 인생들이 누군가 부여해 놓은 가치를 쫓아 살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 갈증이 있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갈증이 있었다. 이것이 좋은 삶인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 인생이 값진 것이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인생인가. 사회가 정해놓은 실체도 불분명한 트랙을 잘 달리는 것이 내게 주어진 인생을 잘 사는 비결인가. 그 인생의 끝에 선 나는 삶을 무엇이라 이름 붙이게 될 것인가.


   먹고살 만했고,  좋은 회사였지만 내게는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끊임없이 내가 아닌 조직 속에 나를 감추고 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나라는 인생이 내가 아니었어도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아 두려웠다.  


언제나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내가 되고 싶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늘 더 좋은 존재가 될 수 있으며, 늘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지금의 자기 자신보다 나아지려고 애쓰다 보면, 나는 언젠가 나를 아주 좋아하게 될 것이다_구본형


   주어진 삶을 잘 수용하는 사회의 모범생이 되기보다는 나를 찾아 살기로 했다. 직장을 나가면 생존을 위협받는다고 했지만 최악의 경우라고 해 봤자 급여가 조금 줄어드는 정도일 뿐. 내 남은 삶을 급여가 주는 안락함에 팔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 일을 잘하면서 살 수 있다고 믿기로 했다. 더 좋은 것을 소비하기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라 나 스스로와 세상을 위해서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인생이 되기로 했다. 


   아직도 내 마음속에는 타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때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이전처럼 누군가 내 하루의 삶을 보장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누구도 답을 정해줄 수 없고 나 스스로도 명확한 답을 갖기까지 많은 부침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 삶이 좋다. 누구도 내가 아니라니, 놀라운 발견이다. 나를 더 찾아가고 싶다. 내게 가장 소중한 질문을 끌어안고 하루하루 흔들리겠지만 걸어 나가고 싶다. 먼 훗날 지금 시기를 회상하며 그때의 한 걸음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하였노라 생각에 잠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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