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생각하는 가을

몸으로 느끼는 가을

by 정필

선선한 바람 불고

고추잠자리 하나 둘 날아다니는 걸 보면

영락없이 가을이 왔구나 싶은데,


내리쬐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보니

아직 여름이 한창인가 싶다


방 안에서 드높은 하늘을 보고 있자니

속이 간질간질 타는 듯해서

땀이나 실컷 흘려볼 요량으로

운동장으로 뛰쳐나간다


목줄 끊고 달리는 강아지처럼

질주하는 야생마처럼 달려 보지만


그동안

너무 오래 앉아있고

너무 오래 보고

너무 오래 들어서 그런지


터져 나온 에너지를 몸이 감당을 못한다

그늘에 헥헥대며 앉아 가을을 쳐다본다


가을을 몸으로 느껴야 하는데

불룩한 뱃살만 부여잡고 있다


계절의 변화도

뉴스로 알기보다, 몸으로 느끼고 싶다


삶도, 머리로만 살기 보다

몸을 잘 데리고 살고 싶다


내가 아는 것만큼이 아닌

사는 것만큼 내 삶인 것이다


가을을 보며 자연스러운 삶

인간다운 삶

나다운 삶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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