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이 지옥에서 탈출하고 싶습니다.

아이와 엄마의 평행선 달리기

by Myriad

나는 종교가 없지만 요즘들어 간절히 원하는 것이 하나 있다. 꼬삐 풀린 망아지 같은 내 딸아이가 정신 차리고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남편과 아이가 들어올 때까지 잠을 못자는 생활도 꽤 되어간다. 아이는 우울증이 있어 친구관계나 학교생활을 어려워 했다. 손절하는 친구들 때문에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고, 라이브 방송을 옥상에서 하기도 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아이가 지금은 집이 싫고 아빠도 엄마도 싫다고 했다. 아이한테 맞춰보려고 노력도 했고 학교 생활을 그만두라고 한 건 지금 후회가 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아이가 삶과 죽음을 논하는 상황이었으니 학교를 계속 다니라 하지도 못 할 것 같다. 그래서 후회를 하지만 딱히 대안은 없다. 믿고 기다려 주면 반드시 돌아오리라 우리 딸을 믿었지만 조급한 마음에 끝도 없이 지하로 내려가는 생활을 하는 아이를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은 없다. 이 현상들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과거로 가서 못하게 했다면 아이는 받아드렸을까? 너무도 답답한 심정으로 책을 읽어보지만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아이의 행동말고 아이 자체를 바라보라고 이야기 하지만 지금 나의 심정으로는 아이에게 다가갈 수도 없다 멀어져 버린 아이와 나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가 않는다.


사춘기는 시간이 약이라고 했지만 망가져가는 아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힘들기만 하고, 심각했던 과거 보다 어제가 더 망가져 있는 아이 과거를 붙잡고 어떻게든 돌아가서 다시 살고 싶었지만, 이미 그럴수 없고 돌아간다고 해도 그러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남편은 정말 눈물이 없는 사람이다. 생전 영화보며 우는 것을 못 보았는데 지나치게 허용적인 아빠, 그리고 조금 엄격했던 엄마에게서 아이가 힘들었으려나 생각하니 조금 슬프다, 그러나 둘다 허용적이면 아이에게 안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는 그 중간 어디서 균형을 맞출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춘기가 오면서 아이는 끝도 없이 망가져갔고, 결국 남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힘들어 했다. 가출을 하고 붙잡는다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결국 붙잡아놓고도 집에 오지 않으려는 아이의 독기 어린 눈빛 그 앞에서 남편이 눈물을 흘렸다.


왜 이렇게 됐을까. 다시 행복해 질 수 없을까. 정말 그 터널의 끝은 없을까. 나는 매일 무엇인가 해답을 찾지만 그냥 터널 안에 갇힌 채로 하루 하루가 흘러가는 기분이다. 아무에게도 얘기하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학교에서 소문이 나고 동네에서 소문이 나서 어떻게 누군가 손가락질을 해도 그냥 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아빠와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는 가수가 꿈이지만 자신이 중학교 시절을 막살았기 때문에 자신은 가수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고작 15살인 아이가 삶에 대해 이제 끝났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네 잘못이 없다고 아무리 말해 줘도 본인 스스로가 단정짓고 그렇게 살기로 다짐한 것 처럼 살아가고 있는 아이가 너무나 안타깝다.


남편이 자기가 죽으면 정신 차릴까? 이야기 하는데 나도 운전하면서 내가 죽으면 이 아이가 바르게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둘째가 생각나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것인가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고, 이제는 아예 본인 스스로가 담을 쌓고 집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잠만 자면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아이, 친구 집에서 잔다하고 남자 아이 집에서 자고 오는 아이를 나는 감당할 수 없다. 맘 터놓을 친구가 없어서 남자 친구를 사귀고 만나고 헤어지고 이제는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이 맞나. 학교 친구 말고 막 나가는 친구들과 어울린다.


어디가 끝인지 내 삶이 이토록 피폐해져가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너무나 답답하다.

친정엄마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 답답한 상황, 내가 사춘기 때 아빠의 눈물을 잊을 수 가 없다. 그래 나는 지금 벌 받고 있는거다 이정도로 끝나면 정말 달게 받는 거겠지. 우리 엄마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생각하니 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왜이렇게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지 이 터널의 끝은 있을까. 아이는 정신차리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을까. 너무나 괴롭고 아프다. 끝이 있다면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면 참아 낼 수 있을건데 매일 하루하루 아이의 행동에 그런 행동을 하는 본인 스스로를 힘들어 하면서도 좀처럼 빠져나올 생각을 못하는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집도 쌔고 통금시간을 이야기하면 더 엇나가고 지 멋대로 하는 아이를 나는 어떻게 안전한 곳으로 이끌어 줄지 모르겠다. 하느님 부처님 제발 저에게 지혜를 주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강에서 걸려온 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