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디로 가는 걸까?
새벽 5:30분
핸드폰 알람진동이 울린다.
‘10분만 더 잘까..? 오늘은 하루 쉴까?‘
달콤한 유혹을 뒤로한 채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하고
어제저녁 벗어 의자에 걸쳐놓는
외투를 그대로 걸쳐 입고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나를 본다.
패기 넘치던 젊은 청년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느새 하루하루 버티며 살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터벅터벅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주변 상가들은 모두 불이 꺼져있는데,
집 앞 국숫집만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국숫집 사장님은 참 부지런하신 듯하다.
지하철역까지 두 정거장..
걸어가기 딱 애매한 거리..
매번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탄다.
지금은 새벽 6시 10분.
지하철은 이미 만원이다.
가까스로 몸을 비집고, 빈 공간에 들어가 선다.
주위를 둘러본다.
어제 보았던 사람들 오늘도 보인다.
어제와 같은 표정, 같은 복장,
오늘도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목적지로 향한다.
내가 내릴 목적지에
함께 내리는 사람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항상 나와 같은 역에서 내리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이번 역은 oo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
지하철문이 열린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이번 역에서 나와 같이 내린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빠져나와 계단으로 몸을 날린다.
여기부터 지상 도착까지 경주가 시작된다.
누가 제일 먼저 개찰구에 태그를 할 것인지..
누가 제일 먼저 지하를 빠져나와 지상으로 갈 것인지..
질 수 없다. 나도 빠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사람들 발걸음이 무척 빠르다.
계단에 올라서면서부터는 그저 앞사람 신발 뒤꿈치만 보며 그것을 따라 정신없이 계단을 올라간다.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다.
내 앞에 익숙한 검은 신발이 보인다.
어제도 내 앞에서 계단을 오르던 어르신의 신발..
오늘도 내 앞에서 계신다.
내일도 내 앞에 계시겠지..?
어디로 가시는 걸까?
새벽시간 만원인 지하철을 탈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
조금 더 자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탄다.
매일 같은 사람들과 같은 장소에 내려
같은 계단을 정신없이 오르고 있는 나의 모습은
마치 뒤돌아볼 여유 없이 정신없이 살아온
내 인생을 보는 것 아닌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가려는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잘 가고 있는 거 맞지?
휴대폰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아내와 딸 녀석의 사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