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유대계 독일인 화가 펠릭스 누스바움
오늘 같이 이야기해 볼 화가는 펠릭스 누스바움(Felix Nussbaum) 이라는 유대계 독일인 화가에요. 누스바움에게는 조금 슬픈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홀로코스트의 희생양이 된 유태인이라는 점이에요. 홀로코스트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라는 이끌던 노동자 당이 독일 점령지에서 유태인, 슬라브족 등 사람들을 천 만명도 넘게 학살한 사건을 말해요. 독일에서 공부를 하던 유태인 누스바움의 일가는,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홀로코스트에 희생되고 말았어요.
누스바움은 독일에 있었던 유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주제로 삼아 그림을 그렸어요. 아래 그림은 누스바움이 처했던상황과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유대인 신분증을 든 자화상(Self Portrait with Jewish Identity Card)' 이라는 작품이에요. 신분증과 함께 옷깃에 유대인을 나타내는 상징 중 하나인 다윗의별이 그려져 있어요. (이스라엘 국기에도 나와 있는 상징 중 하나에요.) 저 별은 당시 독일에서 유태인들에게 강제로 달게 한 표식이라고 해요.
누스바움의 그림에는 전쟁의 잔인함, 그리고 전쟁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해지는 지가 표현되어 있어요. 아래 그림을 보면, 홀로코스트로 인해 수용소로 끌려갔던 수감자들이 느꼈던 절망감을 잘 표현해주고 있어요. 누스바움의 그림은 이렇게 전쟁의 슬픈 단면을 사람들에게 잊지 않게 해주고 있어요.
누스바움은 나치의 유태인 학살이 심해지면서, 나치를 피해다니면 숨어지내야 했어요. 하지만, 자신이 죽더라도 자신의 작품들은 죽지 않기를 친구들에게 부탁했다고 해요. 아래 그림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을 수 없었던 누스바움의 상황을 말해주는 그림이에요. 잘 보면, 절망하고 있는 사람 옆에 작은 봇짐과 지팡이가 외롭게 놓여져 있어요. 그림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긴 탁자는 마치 절망하는 사람을 가둬두고 있는 감옥처럼 그려져 있어요.
누스바움은 계속 도망을 쳤지만, 결국 잡혀 수용소에서 삶을 마치고 말았어요.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남아서 그가 경험했던 전쟁의 잔혹함과 그 상황 속에서 느꼈던 감정, 정체성에 대한 생각들을 전해주고 있어요. 지금은 독일 오스나부뤼크의 펠릭스 누스바움 박물관에서 그를 기리고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