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 위해 웃었던 날들, 그리고 나를 찾은 여정

by 장주인

저는 그저 '팔기 위해' 웃어야 했다. 어찌 보면 우습지만, 옷을 파는 판매원이 정작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조차 모른 채 일해왔으니 말이다. 아마도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 말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우실 것이다. 사실, 저 자신조차 그 상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던 순간으로 시계태엽을 되돌려본다. 전역 후 부모님께는 더 이상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다. 불어나는 카드값을 막기 위해 무인 현금인출기를 찾아 헤매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부산 서면 지하상가 쇼윈도에 검은 매직으로 한 자 한 자 적혀 있던 구인광고가 마치 한 줄기 빛처럼 제 눈에 들어왔다. 하늘이 저를 구원해 주시는 듯, 새로운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곳으로 향했다.


당시에는 이 일이 천직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카드값만 갚고 떠나자", "딱 3개월만 버티자"는 마음뿐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 거야.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보자'라는 생각을 되뇌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렇게 근무하던 시간은 하루하루가 그저 흘러가는 날들이었다. 선배들이 시키는 일만 기계적으로 해냈고, 제 머릿속은 온통 하루빨리 카드값을 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원금과 함께 점점 불어나는 이자는 하루 종일 휴대폰에서 '띵띵'거리는 문자로 저를 옥죄어 왔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때와 180도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무엇이 달라졌내고 묻는다면, 내가 있는 이곳에서 난 무엇을 하는 사라인지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늘 그렇게 제 몸과 의식을 억지로 끌어당겨 한가운데 세운다. 이제는 억지 미소가 아닌, 스스로의 의미를 찾은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감사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마지막 기회, 삶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