活사람들

by 韩文戈

by Jenna

刚在一本旧书上读到陌生人写的一首我喜欢的诗

他写一群人干完农活,风正吹过远近的草木

朋友们席地而坐,在地气奔涌的土地上大碗喝酒

这使我想起,自古以来我的村庄

只有一种情况可以在露天的土地上畅饮

当强壮的男人们赶在午时之前

为刚刚亡故者挖好墓穴,他们被允许坐在新土上

阳光晒着裸背上的汗水,无需悲伤地举起酒杯

当然还有另一种情景,清明或某人的祭日

乌鸦围坐在四周的树上,活着的人把酒菜摆在墓碑前

一边看死去的故人轻烟一样自斟自饮

一边旁白似的叨念着往事,提醒阴阳相隔的人


방금 한 권의 낡은 책에서 낯선 이가 쓴 시 한 편을 읽었다
사람들이 농사일을 끝내고 바람이 먼 풀과 나무를 흔드는 저녁
친구들이 맨땅 위에 둘러앉아 땅의 숨결이 솟구치는 곳에서
큰 사발에 술을 나눠 마셨다고 적혀 있었다

그 시를 읽자 내 고향이 떠올랐다
오래전부터 우리 마을에는 딱 한 가지 경우에만
맨땅에서 맘껏 술을 마실 수 있었다
젊은 장정들이 정오가 되기 전
갓 숨이 끊긴 이를 위해 무덤을 파 놓으면
비로소 새 흙 위에 앉아

햇살로 등에 흐르는 땀을 말리며
눈물 없이 잔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또 다른 장면도 있다
청명이나 기일이 되면
까마귀들이 나무 위에 둘러앉고
산 사람들은 묘 앞에 술과 음식을 차려 놓는다
죽은 이가 연기처럼 홀로 잔을 채워 마시는 걸 바라보며
옛이야기를 낮게 되뇌인다
이승과 저승을 나눈 이에게
잊지 말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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