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내 잘못은 아닐 수 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직장 동료가 나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업무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해 조언해주는 내용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 메세지 안에 분노가 담겨있던 것이다.
나는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후에 이해하는 답장을 보냈다. 그런데 나도 오늘 너무 피곤하고 오후에 뭘 더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이었다. 그렇지만, 나 자신을 희생시켜서 그 동료를 도왔다. 나는 그 직장 동료의 의견에 전부 동의가 되지는 않았다. 그 동료는 타인에 대한 기대가 크기에 실망도 크고 그에 따라 분노를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가 기대했던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때, 화가 났던 나의 모습이 생각났다. 나는 그 때 그 화가 한참 동안 풀리지 않았는데 그건 정말 상대방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깨달음이 왔다. 그 당시 나는 내가 충분히 화가 날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객관적으로는 화가 날 만한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내 프레임에 갖혀 상대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뿐이었다.
우리가 서로에게 서운하고 실망하는 많은 이유가 어쩌면 나 자신이 갖고 있는 나의 신념과 타인이 갖고 있는 신념이 달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나는 "당연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는 타인에 대해 화가 나고 서운하고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해야한다는 명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많기에 100% 어디에나 끼워 맞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도 다른 사람에 대해 ~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함부로 판단하거나 분노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다른 사람이 나를 향해 ~해야지라는 잣대를 댈 때 너무 쉽게 위축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각자의 신념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좁힐 수 있는지 소통을 하는데 더 노력을 기울이는 게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