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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Mar 11. 2024

글로 새긴 길

메마르고 갈라진 황무지

끝을 헤아릴 수 없는

머나먼 지평선


길이 없는 황무지 속

길을 찾던 힘없는 맨발


고된 발걸음을 먼저 밟아간 이들의

발자국을 밟아보지만

길들여지지 않는 발자취



허무한 발걸음을 멈추고

끝이 없는 지평선을 시야에서 놓는다



먼 옛날 놓아버린 마음속 글을 꺼내

신발 삼아 묵묵히 걷기로 한다

보잘것없는 두 발 그리고 글 한 켤레


글이 밟고 간 자리 피어나는 꽃의 자취

글이 파낸 구멍에서 솟아나는 물의 자취

글이 훑고 간 공간에 불어오는 바람의 자취



그 누구의 보폭도 발걸음도 아닌

온전한 나만의 자취



- 글로 새긴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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