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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Mar 14. 2024

김 서린 도화지

김 서린 한 겨울 버스 속 도화지

뽀득뽀득 손가락에 힘주어 그리는

수북이 쌓여가는 지난 시간의 흔적


그 흔적이 애달프게 들리는 것은

비단 그리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손가락으로 힘주어 그린 자리

저 멀리 보이는 외로운 설산


창 밖의 연민을 느끼기도 전에

도화지는 차가움에 등 떠밀려

김 서린 여백으로 채워진다

지난 시간의 흔적이 사라진다


이리도 쉬이 지워질 시간들

마음속의 도화지에서도

지워지기 쉬워지면 좋으련만


-  김 서린 도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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