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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Jul 07. 2024

4년 만에 월150에서 연봉1억이 가능했던 이유 단하나

제목이 되게 거창했죠? 하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월급 150만 원으로 시작해서 2년이 안 돼서 연봉 6천만 원, 그리고 4년 만에 연봉 1억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기하급수적인 연봉 상승률이었죠. 사람들은 말합니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고액 연봉자가 되려면 그만큼의 능력을 갖춰야 하고 재능도 필요하다고. 운도 필요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저에게는 얼마나 어마어마한 재능이 있었길래 연봉 1억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엄청 궁금하실 겁니다. 저는 엄청난 재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재능 덕분에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죠. 저는 입사 후 첫 한 달간의 적응기간을 빼고는 아침 9시 반에 출근해서 저녁 10시 이전에 퇴근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집에서 잠을 청하는 날보다 오히려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회사 침대에서 잠을 자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주말에는 어김없이 자발적으로 회사에 나와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1년여간 반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닌 스타트업은 1차 산업에 대한 제품을 다루던 곳이었습니다. 수산물, 농산물, 축산물 등 매우 다양한 제품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만들어가던 곳이었어요. 제가 태어나 농수축산물 중에서 제대로 다뤄봤다고 겨우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감귤뿐이었어요. 제 고향이 제주도라 귤밭을 어릴 적에 자주 다녔더랬죠. 그 외의 제품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습니다. 학교에서 펜대나 굴리고 강사일을 하면서 분필이나 쥘 수 있던 사람이었어요. 입사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일들과 하루하루를 마주했습니다. 생선의 이름이 무엇인지, 소고기의 부위는 어디인지, 이 제품은 제 철이 언제인지, 어떻게 보관해야 상하지 않는지. 업무에 대한 모든 것들은 입사 후 1년 간 저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에 대해서 통달해 있었습니다. 회사에 저보다 빨리 입사했던 사람들조차 저에게 정보를 물어보고, 시장이나 산지에 가서 생산자들과 대면하더라도 오히려 제가 더 상황을 더 잘 꿰뚫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1년. 새에 까막눈이었던 제가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전문가가 되는데 겨우 1년이었습니다. 





보이시나요 여러분? 저의 엄청난 재능이?

네, 아마도 제 이런 태도에 피식 웃어넘기거나 무슨 대단한 일이냐며 구경 왔다가 별 것도 아닌 일에 흥이 다 떨어져 버린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전부 사실이에요. 제가 연봉 1억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노력"이었습니다. 


물론, 저에게 너무나 감사한 인연으로 시작된 회사라는 것,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도 모든 사람이 연봉 1억을 받은 것은 아니듯이(저보다 빨리 들어온 사람을 포함해서!) 저 또한 제 연봉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력은 훌륭한 재능입니다. 



'수능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죠. 비단 이 명언은 수능에만 통용되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자신이 꽤나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 노력이 생각보다 많은 경우 우리를 배신한다고 느끼는 상황을 더러 마주하곤 합니다. 심지어 오죽하면 이 노력을 비꼬는 말로 "노오오력"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탁월한 기획력, 기민한 두뇌회전, 전략적 사고에 능한 두뇌, 동물적인 감각, 유머러스한 처세술 세상에는 남들이 너무나 부러워하는 재능이라 불리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노력' 또한 재능임을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합니다. 노력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것이고, 건강한 몸만 있으면 되는 것이며, 언제든 마음먹고 하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평가 절하하기도 합니다. 정말 오만한 생각들입니다.

 저는 제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4년 동안의 시간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절대 못 돌아갑니다. 왜냐고요? 그 시간 속에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전제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거든요. 노력을 하지 않는 자는 제아무리 유능하고 두뇌회전이 빠르고 싹싹하며 아이큐가 높다 하더라도 살아남기가 어려웠습니다. 노력이라는 재능을 가진 이들의 역량을 결코 뛰어넘지 못하고 제풀에 고꾸라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레몬을 레모네이드로



다른 재능과 능력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폄하할 처지도 안 되고요. 다만, 저는 노력이라는 멋진 재능으로 제 모든 것을 일궈냈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져 있음을 알았기에 남들의 2~3배 시간의 노력을 들여 그들의 뒤를 따라갔고 결국 추월했습니다. 인프라가 한정적인 초기 스타트업의 특성상 누군가가 일일이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조금만 방심하면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버립니다. 저는 저에게 주어진 '노력'이라는 재능을 맘껏 발휘했습니다. 처음 하는 일들에 부딪히고 너무나 과도한 업무량에 치이느라 제 온몸 구석구석에 맺힌 생채기에 연고를 발라준 것은 제 노력이었습니다. 온몸이 따가웠지만 서서히 생채기는 연고 덕분에 그 위에 단단한 딱지가 굳다가 저도 모르게 어느새 새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굳이 인정을 받고 싶어서, 내 성과를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행한 일이 절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재능은 '노력뿐'이었기 때문에 제 재능을 맘껏 발휘했을 뿐입니다. 그 재능이 선사해 주는 시간들이 쌓이다 보니 남들이 자신의 재능이라며 고개 뻣뻣히 세우며 자랑하던 것들이 어느새 저의 역량이 되어 있었습니다. 



노력은 그 본질과 형태가 다른 재능들에 비해 너무나 근본적이고 원론적이며 고지식한 면이 수반되기 때문에 투박하고 세련되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주는 재능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력을 다른 재능에 비해서 폄하하거나 때로는 재능이라고 인정하지 않기도 합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노력밖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더더욱 그 존재를 부정하기도 합니다(제가 그랬어요). 

여러분, 노력은 재능입니다. 당신이 당신의 노력을 재능임을 깨닫는 순간, 시고 쓴 레몬은 달콤한 레모네이드가 됩니다. 재능임을 인정하고 그 재능을 회사에서 마음껏 발휘해 보세요. 가끔씩은 아니 꽤나 자주 노력은 너무나 거칠고 투박한 재능이라서 당신의 온몸 곳곳에 상처를 만들겠지만, 다시 그 위에 연고를 발라줄 겁니다. 그리고 상처 위에는 그 어떤 무기도 뚫을 수 없는 딱지가 자리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딱지가 탱탱한 새살로 변해 당신에게 새로운 능력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당신은 남들의 어떤 재능을 부러워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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