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택 앞에서

우리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by 나리솔



다시, 선택 앞에서



지난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서, 앞으로의 선택마저 과거에 정당 잡힌 것은 아니다.
생각 같지 않은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고 해서, 지금의 내가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영원히 박제되는 것은 아니다.
어제 내린 결정이 오늘의 나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지난날들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내 어깨를 짓누를 수도 있다.
후회는 언제나 늦게 도착하고, 도착한 후에는 쉽게 떠나지 않는다.
그 후회는 조용히 마음 한편에 머물며,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우리는 때로 그 질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때로는 모른 척 지나친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지금의 선택권이 주어져 있다.
과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지금의 나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향해 나아갈 것인지 —
선택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선택은 두렵다.
선택하는 순간, 수많은 가능성을 스스로 닫아버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틀릴까 봐, 다시 후회하게 될까 봐,
우리는 한 발 내딛는 일조차 오래 망설인다.
하지만 두려움이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아직 선택권이 우리 손에 남아 있다는 증거다.
이미 정해진 길만을 걷고 있다면,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려움은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고,
여전히 스스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는 신호다.
다시 한번 과거를 해석하고,
그 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어제의 실패를 오늘의 이유로 바꾸고,
어제의 상처를 내일의 방향으로 바꾼다.
결국 삶이란 끝없이 선택하고,
후회하고,
다시 선택하는 과정이다.
정답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계속해서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선택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어디에 있든,
어떤 과거 위에 서 있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직 선택하지 않은 내일은
무엇에도 정당 잡히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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