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영혼의 역설

“죽음을 연인처럼 마주한 한 남자의 내면 기록.”

by 나리솔


인간 영혼의 역설



**《인간 영혼의 역설》**은 삶과 죽음,

빛과 어둠 사이에 서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수민은 산에서의 죽음과도 같은 체험 이후,

세상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그는 죽음을 연인처럼 느끼고, 사랑조차 병든 방식으로 경험합니다.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모순과 극단을 탐구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진리를 찾으려는 영혼의 여정을 그립니다.




어둠에 잠기기 전, 수민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일하고, 웃으며, 수천 명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어느 날, 그의 삶은 끊어졌다가 다시 시작되었다. 산으로 떠난 영웅적인 등정에서였다.


갑작스러운 심장의 배반으로 그는 차가운 땅에 쓰러졌고,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환시가 그를 휘감았다. 지중해의 세계가 펼쳐졌다. 부드러운 빛, 온화한 문화, 바다와 위대한 인간성. 그 속에서 그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조화와 기쁨을 보았다.


그러나 빛나는 풍경 뒤에는 또 다른 장면이 숨어 있었다. 그로테스크한 북구의 의식, 아이들의 제물과 마법의 그림자였다. 빛과 어둠이 얽혀 있었다. 그때 수민은 깨달았다. 진리는 오직 빛에만 있지 않고, 늘 곁에 있는 어둠을 아는 데에도 있다는 것을. 인간의 문화와 삶의 단순하고도 위대한 기쁨 속에서 위안을 얻되, 그 안의 어둠 또한 직시해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그의 깨달음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곧 희미해졌다. 세상으로 돌아온 수민은 그 명료함을 잃고, 빛의 기억과 어둠의 갈망만을 안은 채 살아갔다.


그 무렵 그는 소연을 구했다. 같은 산에서, 죽음의 문턱에 선 자신을 잃을 뻔하면서도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때부터 그녀는 그의 희생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소연은 살아 있었지만, 그녀의 숨결은 언제나 그날 마주친 죽음의 메아리처럼 들렸다.


수민은 죽음을 보았다. 그것은 그의 적이 아니라 연인이었다. 그는 열병 속에서, 무거운 심장에서, 의심과 연민이 섞인 타인의 시선 속에서 죽음의 숨결을 느꼈다.


겉보기에 그는 평범하고 무력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수평적인 삶, 높이 오르려 하지 않는 삶이야말로 그에게는 진정한 삶이었다.


그는 죽음 앞에 무릎 꿇었다. 죽음의 차가움 속에서 질서를, 그 손길 속에서 명료함을 보았다. 요양원에서 병자들과 함께할 때, 그는 그들이야말로 사회가 ‘정상’이라 부르는 이들보다 더 진리에 가깝다고 느꼈다. 무엇이 더 고통스러운가? 병을 안고 사는 것인가, 아니면 삶의 연약함을 끝내 외면하며 사는 것인가?


새로운 열의 발작은 그에게 승리였고, 황홀감이었다. 현대는 그에게 낯설고 공허했다. 진보는 환상일 뿐, 그는 정지와 정체를 택했다. 엑스레이는 그를 매혹시키고 동시에 두렵게 했다. 몸의 투명함은 마치 금단의 장막을 열어젖히는 듯했다. 영화는 환영 같았다. 그림자는 스크린 위에 있었지만, 박수 보낼 배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소연에 대한 사랑도 병이었다. 그는 그녀를 살과 피의 여인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운명의 상징으로 보았다. 그녀의 혈관과 연약한 뼈대를 찬미하며, 그녀 속에서 자신의 붕괴를 이어가려 했다. 그것은 삶을 향한 사랑이 아니라 죽음을 향한 사랑, 빛이 아니라 그림자에 대한 숭배였다.


의사와 정신과 의사들은 그의 영혼을 되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수민은 삶과 죽음이 뒤섞이는 경계에 남아 있었다. 그곳에서 사랑은 병적인 꿈으로 변했다.


아마도 바로 그곳, 인간 영혼의 역설 속에 그의 유일한 진실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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