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세이는 한 남자가 잃어버린 사랑을 회상하며 써 내려간 고백이다.
십 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눈처럼 맑은 미소와 따뜻한 눈빛을 기억하며,
추억만이 남은 현재 속에서 그는 사랑의 의미와 상실의 아픔을 되새긴다.
그의 눈물은 행복과 슬픔이 동시에 섞여 있으며,
도시의 메마른 일상 속에서도 그 기억은 살아 있는 진짜 삶의 증거가 된다.
눈은 이미 눈 많고 외로운 이 도시의 거리를 더욱 하얗게 뒤덮고 있었다. 나는 얼어붙은 그네에 앉아 내 삶을 생각했다. 너를 만나기 전의 삶, 그리고 우리가 만나기 전의 나.
알잖아, 그때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었어. 그때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지. 지금은 네가 내 안에서 영혼을 찾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바뀌었지만, 너를 만나기 전의 나는 그저… 불량한 인간에 불과했어.
나는 미소를 지으며 우리의 추억을 머릿속에 되감았다. 그리고 생각했지, 도대체 그것들이 다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이제 우리에겐 그 추억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그리고 그 사실이 너무도 두려워. 예전에는 네가 나에게 전부였으니까. 지금도 그렇고.
벌써 십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나는 네 눈빛을 기억해. 그리고 네가 나를 바라보며 기쁘게 웃던 그 표정까지도. 지금 네가 내 옆에 앉아 있다면, 나는 다시 너에게 나의 어리석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너는 예전처럼 내가 던지는 바보 같은 농담에 웃어주겠지. 사실 네가 웃었던 건 그것들이 재미있어서가 아니었어. 너는 전혀 다른 이유로 웃었지.
네 미소는 눈송이처럼 맑고 순수했어. 아직 흙탕에 떨어지지 않은, 갓 내린 눈처럼. 지금 내 눈가가 반짝이는 건 우리가 함께 웃던 그 순간들을 떠올리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 눈물은 단순히 행복 때문만이 아니라 슬픔 때문이기도 해, 알겠니? 네가 내 삶에 들어와 나를 바꿔 준 게 너무도 고마워서, 그리고 동시에 그리워서.
생각해 봐. 아무도 바꾸지 못했던 나를 네가 바꾸었어. 하지만 네 떠남은 또다시 나를 바꿔 버렸지. 네 눈, 네 목소리, 네 모든 것이 나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어.
아쉽게도 나는 더 이상 너의 꿈을 꾸지 않고, 예전처럼 전화로 몇 시간을 이야기하지도 않아. 하지만 알아줬으면 해. 너는 아직도 내 꿈에 나타나고, 나는 아직도 우리의 대화를 다시 읽으며 기억을 곱씹는다는 것을.
이 모든 것을 떠올리는 건 끝없는 심연 속으로 떨어지는 비행 같아. 바닥에 도달하지도 못한 채, 다시는 올라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는 채. 하지만 그 추락 속에서 나는 오히려 진짜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내가 아직 인간이라는 것을, 단순히 콘크리트 도시 속을 배회하는 죽은 자가 아니라는 것을.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실은 오래전에 끝나버린 그 모든 것들이, 내 마음속에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