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할 만큼 다 해본 사람은 더 이상 미련이 없다.
무너진 관계를 다시 세워보려 애쓴 사람도,
잘못된 길로 가는 친구를 끝내 붙잡아 보려 했던 사람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버텨왔던 사람도
결국 미련이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넘어,
내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내어주었기에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는다.
‘이 사람은 달라질 거야,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줄 거야’
그 믿음과 희망 속에서 붙잡았던 손이 끝내 흩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기대와 희망은 스스로의 족쇄였음을,
끝없이 나만 괴롭히던 굴레였음을.
그리고 그 순간 느끼는 것은 쓰라림이 아니라 오히려 해방이다.
‘아, 이젠 정말 끝이구나’라는 마지막의 고요 속에서
앞으로는 결코 다시 돌아가지 않을 나를 발견한다.
삶은 결국 붙잡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놓아주는 용기에서 새롭게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지키려다,
스스로를 잃어버린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사랑은 억지로 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흘려보내는 것임을.
그렇게 한 걸음 내딛을 때,
비로소 나의 호흡이, 나의 발걸음이, 나의 삶이
온전히 나에게로 돌아온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드디어 안다.
이 길은 더 이상 누구의 것이 아닌,
오직 나만의 길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