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걸음과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우리 각자는 모두 작은 섬이야. 그리고 모든 섬엔 때때로 파도가 밀려오는 자신만의 해변이 있지. 때론 반짝이는 조개껍데기를 해변에 조용히 데려다주는 부드러운 파도이기도 하고. 때론 혼란만을 남기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이기도 해. 우리도 그 해변처럼 파도에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이 끝없는 움직임 속에 삶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곤 해.
우리는 너무나도 빠른 시대에 살고 있어. 마치 맹렬한 밀물처럼 끊임없이 우리를 재촉하고, 다른 해변에서 행복이 기다린다고 속삭이는 것 같아. 하지만 만약 행복이 저 다른 해변이 아니라, 지금 바로 우리 발밑의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것들 속에 있다면 어떨까? 우리는 너무 바빠서 하루 종일 창문에 비치는 빛이 어떻게 변하는지, 좋아하는 머그잔에서 풍기는 커피 향은 어떤지, 옆에서 조용히 숨 쉬는 사람의 숨결은 어떤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아.
가끔은 나 자신이 해변에 닿으려고 온 힘을 다해 달려들었다가, 닿는 순간 다시 물러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파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난 결과만을 쫓느라 과정 자체를 잊어버리고 말지.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바다에게는 자신만의 느긋한 리듬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 밀물의 시간도, 썰물의 시간도 있다는 것을. 둘 중 어느 한쪽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어. 그저 밀물 때 해변은 생명과 움직임으로 가득 차고, 썰물 때면 보통 물속에 숨겨져 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될 뿐이야. 모래 위의 무늬나, 수천 년 동안 파도에 닳아 매끄럽게 변한 작은 돌들처럼 말이야.
우리 삶도 그래. 저마다 자신만의 리듬이 있어. 자신의 밀물을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거나, 자신의 썰물을 남의 것과 견주어 볼 필요는 없어. 어떤 이는 지금 바다가 휘몰아치는 것처럼 격렬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테고, 어떤 이는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만(灣)처럼 고요할 수도 있겠지. 중요한 건 그저 자신의 리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거야.
바로 썰물의 시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치유를 찾을 수 있어. 세상이 고요해질 때, 우리는 사소한 것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그때 우리는 허리를 굽혀 해변으로 밀려온 작은 돌멩이 위에 새겨진 무늬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그건 단순히 돌멩이가 아니야. 바다와 시간이 들려주는 이야기인 거지. 우리도 마찬가지로, 평온의 시기에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의 상처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것을 결점이 아닌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을 거야.
우리가 늘 강한 파도일 필요는 없어. 때로는 그저 조용히 밀려났다가 가장 은밀한 진실들을 드러내는 썰물이 되는 것도 좋을 때가 있지.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아무리 거센 폭풍이 지나가도 해변은 제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고, 썰물 뒤에는 반드시 다시 밀물이 찾아올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될 거야. 그리고 이 영원하고 느긋한 움직임 속에 진정한, 고요한 행복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