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도시 괴담 13화

죽은 자들의 요새, 영혼들의 안식처: 퀸 메리호의 유령

13 전설

by 나리솔


죽은 자들의 요새, 영혼들의 안식처: 퀸 메리호의 유령들- 13 전설


유령 이야기가 나오면, 보통 사람들의 상상 속에는 오래된 성이나 음산한 황무지가 그려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령도 기술의 진보와 함께 나아가며, 거대한 현대식 선박을 보금자리로 삼을 수도 있다.

거인 중의 거인

대서양 여객선 퀸 메리호는 지난 세기 1930년대 초, 세계 경제 대공황의 한가운데에서 건조되었다.
무려 81,237톤에 달하는 배수량과 310.7미터의 길이를 자랑하는 초대형 선박이었다. 특히 이 배의 키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것으로, 무게만 150톤에 달했다.

선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6,400킬로미터(4,000마일)**에 달하는 전기 케이블과 3만 개 이상의 전구가 사용되었다.

퀸 메리호에는 왕실 궁전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메인 다이닝 홀이 있었다. 홀의 벽과 천장은 최고급 목재와 비단, 벨벳으로 장식되었으며, 그림과 태피스트리, 섬세한 조각들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이 장대한 선박은 에드워드 7세 왕의 부인 이름을 따서 **퀸 메리(Queen Mary)**라 명명되었다.

퀸 메리호는 1936년 6월 1일, 뉴욕으로 향하는 첫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설적인 타이타닉호조차도 능가하는 크기와 화려함을 자랑하며, 당시 세계 조선업의 정수를 집약한 초호화 여객선으로 기록되었다.

그 해 8월, 여섯 번째 항해에서 퀸 메리호는 대서양 횡단을 3일 20시간 42분 만에 마치며 평균 속도 **30.63노트(약 56.72km/h)**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 결과 이 배는 **‘대서양 블루 리본(Blue Riband)’**의 영예를 안았다. 이 기록은 무려 1950년대가 되어서야 깨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퀸 메리호는 군수 수송선으로 개조되었고 선체 전체가 회색으로 다시 칠해졌다. 전쟁이 끝난 1947년, 선박은 원래의 소유주에게 반환되어 다시 영국–미국 노선에서 여객선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대륙 간 항공 교통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대서양을 건너는 데 일주일이나 걸리는 항해는 더 이상 예전처럼 위신 있는 일이 되지 못했다.

해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긴 항해 대신 몇 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비행기 여행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거대한 퀸 메리호의 유지비는 감당하기 힘들어졌고, 수익 또한 점차 줄어들었다.

운영사 측은 퀸 메리호를 크루즈선으로 전환하려 시도했지만, 문제는 이 선박에는 당시 최신 여객선처럼 수영장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억지로 수영장을 설치하긴 했지만, 그것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현대식 여객선들이 파나마 운하를 통해 세계를 누빌 때, 퀸 메리호는 너무도 거대한 크기 때문에 그곳을 통과할 수조차 없었다. 결국, 퀸 메리호는 점점 시대의 흐름 속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마지막 항해와 새로운 운명

1967년, 1001번째 대서양 횡단 항해를 마친 퀸 메리호는 마침내 바다에서의 임무를 끝냈다. 그 해, 캘리포니아의 롱비치 시가 이 거대한 선박을 고철 값으로 매입해 관광 명소로 삼았다. 이후 31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선박은 부두에 정박된 채 오늘날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퀸 메리호 내부에는 호텔, 레스토랑, 카페, 무도회장, 수영장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약 150만 명의 관광객이 이 배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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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티켓, 그리고 그림자

그러나 이렇게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역사를 가진 슈퍼 라이너의 이면에는 어둡고 음산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사람들은 오래된 퀸 메리호가 유령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그 시작은 이미 선박이 진수될 때부터였다. 당시 여러 명의 노동자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후 항해가 시작된 뒤에도 죽음은 이 배를 따라다녔다. 대서양을 건너는 항해 중, 나이 많은 승객들이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졌고, 파산한 상인들, 버림받은 남편들, 배신당한 여인들은 차례로 바다에 몸을 던졌다.

이 때문에 영국과 미국에서는 한때 퀸 메리호에 편도 승선권을 끊고 대서양 한가운데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풍조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퀸 메리호에 드리운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전쟁의 유령

군수 수송선으로 개조된 퀸 메리호는 한 번에 16,000명의 병사를 태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말 그대로 정어리 통조림처럼 빽빽하게 실려 있었고,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어느 날 인도양 항해 중, 전염병이 발생하자 배 안은 지옥으로 변했다. 한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 “병사들은 7분마다 한 명씩 죽어갔다. 그만큼 좁고 숨 쉴 공간조차 없었다.”



그 항해에서만 수백 명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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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들의 최후

영국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항해 중, ‘회색 유령(Gray Ghost)’이라 불린 퀸 메리호에 수십 명의 독일군과 이탈리아군 포로가 승선했다. 그들을 B데크 감방에 격리 수용했는데, 한 목격자는 이렇게 회상했다.

> “그 포로들은 대부분 17살 소년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전쟁의 포로로 남는 것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다.”



그 날 밤, 수십 명의 소년 포로들이 집단 자살을 감행했다.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퀸 메리호에 얽힌 가장 섬뜩한 비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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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의 비극

1942년, 퀸 메리호는 대잠수함 지그재그 항로를 따라 항해하던 중 독일 잠수함의 공격을 받았다. 배는 급히 방향을 틀어 어뢰를 피했지만, 그 순간 옆에서 항해 중이던 **수송선 ‘퀴라소(Curacoa)’**를 정면에서 들이받았다.

강철 괴물의 선수에 잘린 퀴라소는 순식간에 침몰했고, 300명 이상의 병사들이 차가운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회색 유령의 속삭임

그 충돌 이후로, 밤이 되면 퀸 메리호 곳곳에서 여전히 비극의 메아리가 들린다고 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묵직한 충돌음, 갑판을 뒤흔드는 물결의 소리, 그리고 “살려줘!”라는 비명.

해양 작가 블라드 빌레노프는 이렇게 말했다.

> “전쟁 시절 붙여진 별명 ‘회색 유령(Gray Ghost)’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다.
퀸 메리호에는 실제로 유령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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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영장

전쟁이 끝난 후에도 퀸 메리호에서는 기묘한 죽음들이 이어졌다. 특히 갑판 위의 수영장은 공포의 장소가 되었다.

술에 만취한 승객들이 한밤중에 수영장에 뛰어들어 익사했고,
부모의 부주의로 방치된 어린아이들도 물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해서 최소 30명 이상이 같은 수영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결국 선원들은 수영장을 영구적으로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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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13번 선실

그러나 퀸 메리호에서 가장 섬뜩한 이야기는 바로 객실 13호와 관련되어 있다.

이 방은 방수 격벽 옆에 위치해 있었는데, 격벽을 닫는 **거대한 철문(크리몰레르 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설명할 길 없는 사고가 반복되었다.

철문이 예고 없이 닫히며 승객들을 눌러 죽인 것이다.
적어도 두 명의 승객이 즉사, 그리고 몇몇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불구가 되었다.

퀸 메리호에서 유령에 대한 첫 보고는 193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유령 목격담이 너무 많아져, 배 안에서 정상적인 생활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이것이 결국 퀸 메리호가 예정보다 일찍 퇴역한 이유 중 하나라는 이야기도 있다.
**“유령들로 가득 찬 배”**에서 여행하고 싶어 하는 승객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퀸 메리호 박물관의 관장인 M. 바크너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유령을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동료들 중 상당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구체적인 사례도 언급했다.

마케팅 부서 사무실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갑자기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직원들이 다가가 말을 걸려고 하면 이미 그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사무실 문이 바람도 없는데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자주 일어났다.

선박 곳곳에서는 사라져가는 사람의 머리, 다리, 얼굴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구식 복장을 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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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 연구자의 방문

이런 현상은 미국의 심리학자 **피터 제임스(Peter James)**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1991년, 단순히 친구와 함께 관광 목적으로 퀸 메리호를 방문했다.

하지만 우연히 참가한 투어 프로그램 “유령: 퀸 메리호의 신화와 전설” 도중,
그는 생애 처음으로 실제 유령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심리학자 피터 제임스에게 다가온 것은 정체 모를 한 남자였다.
그는 어디선가 불쑥 나타났으며, 선장 제복을 입고 있었지만 얼굴은 비정상적으로 창백했다.

낯선 이는 자신을 제임스에게 소개한 뒤, 바로 옆의 격벽(배의 칸막이 벽) 속으로 사라졌다.
충격을 받은 제임스는 곁에 있던 친구에게 속삭였다.

> “방금 나에게 다가온 사람이 자신을 스타크 선장이라고 소개했어.
그리고 방금 그 자리에 자기 시신이 있었다고 말했어.”



불과 10초 후, 가이드가 같은 장소를 가리키며 말했다.

> “여기가 바로 스타크 선장이 사망한 곳입니다.”



알고 보니, 스타크 선장은 수십 년 전 항해 중에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공식 기록에는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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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제임스의 집착

그날 이후, 피터 제임스는 퀸 메리호의 유령 연구에 인생을 바쳤다.

그는 무려 천 번 이상 퀸 메리호를 방문했다.

선박 호텔의 365개 모든 객실에서 숙박하며 직접 체험을 시도했다.

그리고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끝없는 복도를 밤마다 홀로 걸었다.


그가 목격한 광경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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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결론

마침내 그는 이렇게 선언했다.

> “퀸 메리호는 내가 지금까지 조사한 곳 중 가장 많은 유령이 출몰하는 장소다.
이곳에 있으면 마치 유령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기분이 든다.
유령 출현 빈도에서 퀸 메리호는 세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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