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을 넘어서 나를 지키는 마음의 숲에서
최근 한 글에서 “누군가를 계속 미워하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을 닮아가게 된다”는 말을 만났을 때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미움이라는 감정은 처음엔 상대에게 향한 것이지만, 그 끈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결국 나 자신을 갉아먹는 독이 된다.
마치 산호초를 덮는 피클 같은, 결국 내 안에 쌓여 몸과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미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내 마음의 정원을 망치지 않기 위해.
미움은 뜨거운 불길과 닮았다. 처음엔 무엇인가를 태웠지만, 불길은 점차 자신의 몸까지 집어삼킨다. 감정의 숲 속에 숯검댕이만 남겨두고, 새싹과 꽃들은 거두절미된다.
그러니 미움과 함께 살기보다는 그것을 소화하거나 흘려보내는 일이 내 안의 햇살과 바람을 지키는 길이다. 더럽고 역한 쓰레기들을 내 어깨에서 털어내듯, 마음에서 궤역구역을 떨쳐 버릴 뿐이다.
삶은 한 폭의 그림 같아서,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은 고운 색도, 때로는 어두운 명암도 서로 어우러져야만 완성된다.
미움은 참을 수 없는 짙은 그림자지만, 그림자의 경계를 오롯이 바라볼 때 우리는 진정한 빛을 발견한다. 내면의 평화는 결코 외부가 아닌, 이토록 복잡한 감정을 품어내며 맞닿는 순간에 온다.
사람을 미워하는 일도 결국 자신을 깊이 알아가는 과정이라면, 그것을 넘어서 ‘나’를 지키는 곧은 성찰이 한 줄기 등불로 깜빡인다.
미움을 내 몸에서 분리시키고, 먼발치서 바라보는 용기야말로 자존의 숲을 지키는 가장 고요한 무기다.
마치 나무가 겨울의 혹독한 바람을 견뎌내고도 굳건히 자신의 뿌리를 지키듯, 마음도 모든 독한 감정을 선별하며 스스로를 지키고자 한다.
미워하지 않기로 한 결심은 내 안의 작은 숲이 바람 앞에서 뒤뚱거리지 않고 존재하게 하는 약속이다. 그 숲에서 나만의 빛과 평온을 찾는 여정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