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피워낸 따뜻한 사랑의 서정시
아픔이라는 것을 채 알지 못했던 시절의 나는 참 서툴고 미숙했어. 마음 한 조각도 쉽게 다스리지 못했지. 때로는 경연에서 누군가 나를 앞질렀다는 사소한 분함과 속상함에 밤새 뒤척이며 잠 못 이루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 내 속에서 들끓는 시기와 질투, 알 수 없는 패배감이 온몸을 휘감았어.
붓 가는 대로 세상을 그려내던 오빠가 작업실에서 내는 작은 소음조차 나의 공부를 방해한다며 숨 막히는 분노에 휩싸이곤 했지. 그때마다 물건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과 벽을 나뒹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숨이 턱 막힐 듯한 분노가 가슴을 휘저었지.
대학교 시절, 나는 완벽주의라는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어. 타인의 능력은 결코 신뢰하지 못했고,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완벽하게 해내야만 직성이 풀렸지. 완벽을 향한 나의 맹목적인 추구 속에서, 나는 모두에게 약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어. 다른 사람들의 부족한 부분들을 보며, 나는 그저 게으름과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의 결여라고만 생각했어.
모든 것이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가차 없이 비판의 칼날을 휘두르곤 했지. 타인을 향한 칼날이 사실은 나 자신을 찌르고 있었던 줄도 모른 채 말이야.
가끔은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어. 그 감정은 죽어서도 나를 쫓아올 것만 같았어.
세상에 대한 불만과 타인에 대한 날 선 비판, 오만함과 냉정함으로 무장했던 나의 과거가 문득문득 떠올라 스스로를 괴롭혔어. 그때는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그림자처럼 느껴졌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 그 모든 아픔을 통과한 후에야 비로소 나는 진정으로 많은 것을 배웠거든. 이제는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지, 아니면 따뜻한 위로가 되어 힘이 될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 신기하게도, 그렇게 나의 마음이 변하자 사람들도 서서히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지.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그러나 그 모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내가 겪었던 고통은 정말이지 숨이 멎을 듯 처절하고 참을 수 없는 것이었어. 때로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그저 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절규만이 내 안에 가득했어. 당시 나는 그 아픔이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한 마땅한 대가이자 벌이라고 굳게 믿었어. 내 영혼을 파괴하던 수치심과 후회 속에서 빛을 잃어가던 내 마음과, 한 호흡조차 힘겹던 내 육체가 동시에 병들어 갔으니까. 매 순간이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가시밭길 같았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오랜 방황 끝에, 나는 깨달았어. 그토록 혹독했던 시련과 고통은 사실 나를 단단하고 아름답게 벼려내기 위한 선물이었다는 것을. 정련의 과정, 어둠 속에서 빛을 찾게 해준 깊은 축복이었다는 것을 말이야. 마치 거친 파도가 부딪혀야만 바위가 깎여나가고, 뜨거운 불 속에서 단련되어야만 강철이 되는 것처럼, 나의 아픔도 그러했지.
나는 그 모든 고통을 기어이 살아냈고, 그 상처 속에서 다시 일어섰어. 그러자 나의 모든 존재, 나의 삶 전체가 이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어. 나의 내면에는 깊은 평온과 함께,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자리 잡게 되었지.
나에게도, 그리고 다른 모든 이들에게도 부족한 점은 분명히 있어.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게 바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증거 아니겠어? 그리고 우리의 그런 불완전함조차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나는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지. 우리 모두는 미완의 존재이기에 더욱 빛나는 유일한 걸작이라는 것을.
예전의 나는 내 모든 이기적인 소원들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했어. "부디 저를 승리자로 만들어 주세요." 하고 말이야. 하지만 이제는 단 한 가지만을 기도해. "부디 제가 타인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말이야.
고통은 때로 가장 잔인한 스승이 되지만, 그 스승의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면, 우리 안에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정한 사랑과 이해의 씨앗이 움트게 되는 것 같아. 그렇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