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에게 설명할 의무가 없다

나는 나답게 남는다

by 나리솔



우리는 모두에게 설명할 의무가 없다



한때 나는 독서 모임에 꾸준히 다녔다. 그곳은 책을 읽는 장소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었다. 그 안에서 친구들도 생겼고, 겉으로 보기엔 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 한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남기 시작했다. 우리 대부분이 너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쉽게 동의하고, 깊게 부딪히지 않으며, 이미 익숙한 관점 안에서만 머무르고 있었다.

나는 다른 것을 알고 싶었다. 나와 다른 시선을 듣고, 낯선 의견과 마주하며,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을 더 넓게 이해하고 싶었다. 사람은 동의 속에서가 아니라, 질문과 차이 속에서 성장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모임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었고,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순간은 언제나 토론 시간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조금씩 자신을 드러냈다. 자신의 생각을 나눈 사람은 짧은 이야기 같았고, 삶의 경험을 꺼내 보인 사람은 한 권의 책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더 읽고 싶었고, 그 사람들을 더 알고 싶었다.

하지만 삶이 늘 그렇듯, 모든 이야기가 아름답게 끝나지는 않았다. 나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끝까지 듣기도 전에 편견으로 나를 판단했다. 소문이나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사람을 규정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관계는 제대로 시작해 보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그들과 나는 결국 가까워지지 못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관계를 결정짓는 것은 성격의 유사함이 아니라, 종종 ‘내 편인가 아닌가’라는 단순한 구분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한 인간의 복잡함을 이해하기보다, 편을 나누고 판단하는 쪽을 더 쉽게 선택한다. 이런 태도는 어떤 공동체에서든 관계를 서서히 무너뜨린다.

특히 소문이 퍼질 때는 더욱 그렇다.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면, 그것이 사실인지 고민하는 사람보다 아무 의심 없이 믿어버리는 사람이 훨씬 많다. 생각하는 일은 늘, 따라가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겼을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설명하고 싶고, 나를 지키고 싶고, 억울함을 바로잡고 싶어진다. 물론 평판을 해칠 행동은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뒤에서 하는 모든 말에 맞서 싸우려 할 필요는 없다. 그 일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대부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한다. 때로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모두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지가 중요하다면, 다수에게는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의 나를 보여주면 된다. 그것은 거짓이 아니라, 경계다. 그리고 진짜 나, 가장 솔직한 모습은 소수에게만 보여주면 충분하다. 나를 끝까지 들어주고,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모두에게 이해받을 필요도, 설명할 의무도 없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 정직한 삶을 사는 것, 그리고 나를 표지가 아닌 내용으로 읽어주는 사람들을 소중히 지키는 일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