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이야기
겨울은 말들이 가치를 잃는 시간입니다.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길가는 소리를 잠재우며, 사람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안으로 움츠러들며 따뜻함을 찾습니다. 세상이 멈춘 것 같지만, 사실 겨울은 가장 정직한 시간을 보내죠. 불필요한 것을 잘라내고, 버틸 수 있도록 지탱해 줄 것들만 남겨둡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생각은 수정처럼 맑아집니다. 숨 한 번 쉴 때마다 폐가 시큰거려, '여기, 지금'이라는 순간을 생생하게 느끼게 됩니다. 겨울은 안락함이나 다른 사람의 손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설명하기 위해 말을 낭비하지 않아요. 차가운 바람의 손길, 즉 대비를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눈은 위대한 평등화 장치입니다. 눈 오는 날에는 풍경이 완벽하게 공정해집니다. 화려한 간판이든, 땅의 오래된 상처든, 모두 하얀 눈 이불 아래 똑같이 숨겨지죠. 하지만 겨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잠시 숨 돌릴 틈을 줄 뿐입니다. 눈 아래에는 여전히 길이 놓여 있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숨겨졌던 것이 다시 드러나게 됩니다. 겨울은 숨겨진 것과 드러난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희귀한 순간이죠. 그렇기에 이 계절 앞에서는 솔직해지기 쉽습니다.
예전에는 이 계절이 두려웠습니다. 겨울에는 제가 더 취약해지지만, 역설적으로 더 강해지기도 합니다. 낮이 짧아지고 황혼과 함께 외로움이 창문을 두드릴 때, 저는 더 이상 그것을 피하려 하지 않습니다. 옆에 앉으라고 초대하죠. 그러면 외로움은 적이 아니라, 제가 제 자신에게로 이끌어주는 안내자가 됩니다. 봄날의 번잡함이나 여름의 소란스러움 속에서는 감히 들여다볼 수 없었던 저의 내면으로요.
봄을 기다리며 사는 것이 아니라, 겨울을 진정으로 살아내는 법을 배우는 것 — 이것이 아마도 성숙의 기술일 것입니다. 겨울은 곧 끝날 것이라고 약속하지도 않고, 어떤 보장도 해주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의 눈을 들여다보며 묻습니다.
"이 추위를 견딜 만큼 당신 안에 당신 자신이 충분히 존재하나요?"
그리고 당신이 그 질문에 조용한 답을 찾는다면, 겨울은 이렇게 속삭여 줄 겁니다.
"당신이 버텨낸 모든 순간은, 언젠가 다시 피어날 준비를 이미 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