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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쌔앰 Aug 12. 2024

과학고가 뭐길래

아이들의 쉴 권리를 거부하는가

 학부모님과 입시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과학고가 목표인데, 중1인데 아직 선행도 못 나갔어요. 갈 수 있을까요?"


 그러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렇게 말씀드니다.


 "비록 다른 아이들보다 선행은 느리지만,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비교를 좋아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내 아이가 더 빠르게 배우길 원합니다.

 내 아이는 더 똑똑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채찍질합니다.


 과학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참 빠릅니다.

 고작 중1인데 벌써 미적분을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고등학생들도 어려워하는 물리 2 내용을 벌써 2번 이상 학습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물론 수학, 과학을 너무 좋아해 소위 덕질을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채찍질만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공부하는 것만큼 제대로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제대로 쉬는 것은 중요합니다.

 쉼 없이 공부하다가 공부에 손을 놓아버린 아이들이 많습니다.

 공부에만 손을 놓아버리면 오히려 다행입니다, 삶의 나침반이 고장 나 벌써부터 방황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중간고사 끝났으니 이번주는 공부하지 말고 놀아!"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놀란 듯이 되물어봅니다.

 

 "정말 쉬어도 돼요?"


 그러면 저는 대답합니다.


 "그럼! 쉬어도 충분히 과학고 갈 수 있어!"


 아이들이 놀라는 포인트

 '쉬어도 과학고에 갈 수 있다'가 아니라

 '쉬어도 된다'에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도 쉬고 싶습니다.

 그리고, 쉬어도 됩니다.


 실제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잘 쉽니다.

 공부와 쉼을 적절히 분배할 줄 압니다.


 쉬는 것을 죄악시 여기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위축시키는지 어른들은 알아야 합니다.


 최근 상담에서 학생에게 건네었던 말로 오늘 글을 마무리합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생님은 너를 믿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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