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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쌔앰 Sep 02. 2024

제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나의 바람이 아닌 부모님의 바람대로 크는 아이들

 입시 상담을 할 때 아이들에게 꼭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진로 희망(장래 희망)'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꿈이 명확합니다.

 "저는 나중에 생명공학자가 되고 싶어요."

 "저는 나중에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그러나 몇몇 학생들은 이런 대답을 니다.


 "잘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이렇게 대답하는 이유는, 진심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거창한 직업이 아니어도 괜찮아! 너가 좋아하는 분야라던가, 아니면 최근에 너가 느끼기에 멋지다고 느낀 직업이라던가."


 그제야 아이들의 목소리가 밝아집니다.

 "선생님! 저는 아픈 사람을 고치는 것이 멋져 보여요!"

 "선생님! 저는 나중에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아이들 내면엔, 스스로조차 발견하지 못한 꿈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부모님에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생각한 진로 희망과 부모님이 생각하는 진로 희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저희 엄마는 제가 의사가 되길 바라시는데, 저는 의사보단 수학을 더 공부하고 싶어요."


 저는 이렇게 조언해 줍니다.


 "멋진데? 선생님은 너의 꿈을 응원해 줄게."




 어른들이 미래를 걱정하는 것만큼 아이들도 불투명한 미래를 무서워합니다.

 앞으로 있을 학교 시험도 두렵고, 친구들과 관계도 걱정됩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과목별 공부가 어려워지는 것도 두렵고, 좋은 대학교를 갈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걱정을 합니다.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도, 주변에서 '현실적인 조언'만 해준다면 아이들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 그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을 수도, 아이들이 힘들어할까 봐 걱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큰 벽을 만나 좌절하는 것보다, 차라리 어렸을 때 현실적인 조언을 듣는 것이 낫다고 말씀하시는 학부모님들도 계십니다.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시각으로만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자칫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비록 어른이 봤을 때에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세요.

 지금의 응원 때문에, 혹여나 먼 후일 아이들이 좌절을 경험할지라도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응원을 해주세요.


 꿈을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한 과정은, 나중에 벽을 만나더라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하는 응원은, 나중에 만나게 될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꿈에만 몰두하고 노력을 안 할 수 있다는 노파심에 저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하지만 너의 꿈을 이루기 위선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마렴. 선생님이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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