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원래부터 없었던 존재 같아
나는 처음부터
상처라는 말을 몰랐어.
바람이 불면
그저 스치는 줄 알았고,
사람의 말도
그냥 지나가는 햇빛 같았어.
하지만 세상은
단어를 가르쳐주고,
단어는 감정을 깨워서
마음에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하지.
그래도 나는
흐르는 강처럼
조용히 알아갔어.
알아간다는 건
아파지는 게 아니라,
더 깊어지는 거라고.
그래서 이제는
오해가 와도 잠깐 머물다 사라지고,
상처라는 것도
나를 데려가지 못해.
나는 오늘도
내 안의 작은 씨앗을 키우며
고요하게 자라나는 사람.
바람이 불어도
흔들릴 뿐
부러지지 않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