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리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이기기 위해 숨 쉬지 않기로 했다
증명하지 않아도
오늘의 숨이
어제보다 얕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사람들은 묻는다
왜 조용하냐고
왜 경쟁하지 않느냐고
왜 아직 거기 서 있냐고
하지만 나는 안다
거기는 멈춘 자리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기 위해
뿌리를 더 깊이 내린 자리라는 걸
진흙은 더럽지 않았다
다만 무거웠고
차가웠고
오래 머물러야 했다
그래서 연꽃은
하늘보다 먼저
땅을 이해했다
나는 화를 느꼈다
그 화는 부수지 않았고
지키려 왔다
여기까지는 괜찮고
여기부터는 아프다는
경계선을
몸으로 그려주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원망이라 불렀지만
나는 안다
울면서 말하는 사람은
아직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아직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걸
나는 누군가를 붙잡지 않기로 했다
붙잡지 않아도 남는 사람만이
함께 숨 쉴 수 있다는 걸
이미 배웠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보며
나는 다시 배웠다
아이들은
이기지 않아도 웃고
설명하지 않아도 빛나며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불러낸다
그래서 나는
증명하는 삶은 나에게 없고
살아 있는 삶을 택했다
이 삶에서는
잠깐 쉬어도 탈락이 없고
느리게 가도
뒤처짐이 없으며
누군가를 안아주면
내 생명도
함께 따뜻해진다
나는 오늘
일을 얻었고
웃었고
숨을 쉬었고
화가 와도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경쟁은 더 이상
나의 생명력이 아니고
생명력은
나를 조용히 살게 한다
소리를 내지 않아도
나는 여기 있다
연꽃은
소리 없이 피고
가장 멀리까지
살아 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