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김동식 작가의 특유의 유머를 알아서인지, 이제는 책 초반부터 무슨 반전이 일어날까 생각하며 읽게 되니 속이 간질간질하다. 제목만 봐도 웃기다.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다.
암튼 좋다.
p165.양심고백.
“양심고백합니다. 우리 회사의 스마트 폰은 기계의 수명을 2년에 맞춰놓았습니다. 그래야 새로운 제품을 계속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심고백합니다. 우리회사의 라면 한 개 분량은 1인분이 아닙니다. 1인분이라 적혀있지만, 사실은 정량보다 모자랍니다.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두봉지를 뜯을 테니까요.”
“양심고백합니다. 어린자녀를 둔 부모님들, 아마 우리회사의 장난감을 많이들 사셨을 겁니다. 한데 , 사용하다 보면 너무 쉽게 망가지지 않던가요? 그것이 과연 아이들이 부주의하게 가지고놀았기 때문일까요? 아니요. 우리는 제품을 만들 때 나중에 쉽게 부서지도록 어느 한 부분을 허술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장난감을 팔기 위해 일부러 허술한 장난감을 만드는 거지요.”
“양심고백합니다. 우리 브랜드는 제품을 제작할 때 항상 ‘한철 옷’만 만듭니다. 몇 년이 지나도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이나, 쉽게 망가지지 않는 튼튼한 옷은 절대로 만들지 않습니다. 세탁이 힘든 옷, 잘 망가지는 옷, 유행타는 옷 등등 일부러 제품을 모자라게 만듭니다.”
“양심고백합니다. 원장의 지시로 돈이 되는 병은 일부러 치료를 늦춥니다. 한번에 낫지 않도록 치료를 부족하게 하는 겁니다.”
점점 더 강력한 양심고백이 이어지던 어느날, 하늘에서 신성한 빛줄기가 내려오더니, 곧 신의 음성이 들려왔다.
“양심고백합니다. 인간을 만들 때 일부러 수명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같은 인간을 계속해서 보는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일부러 유한한 존재로 만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