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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May 11. 2022

당신의 아침은 안녕하십니까?

5월 둘째주 에세이.1

자고 일어나 눈을 뜨면 새벽3시가 조금 넘는다.

그 시간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내가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해보고

지금의 기분이 어떤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자고일어나면

멍한 기분이 좋다.

오히려 그런 나른함이 나의 신성한 본성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아 그 때만큼 내 마음은 한없이 맑기만 하다.


현실을 각성했을때,

나는 타국에 와있고 만나고 싶은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제일 먼저 깨닫는다.


서글픈 현실에 슬퍼지려 하기전에

한국에 있을때부터 만든 인스타그램에 접속부터 한다.



인친들이 올린 새벽기상피드들.

나도 한국에 있을땐 새벽기상을 꾸준히 해왔기에 지금도 새벽기상을 하고있는 부지런한 인친들의 피드에 발도장을 찍는다.

오늘 그들의 따끈한 새벽피드에는 희망찬 글들이 가득하다.

그들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흡수하며 덩달아 나또한 신선한 마음을 글로 실어나른다.


그렇게 나는 새벽기상을 했고, 오늘하루를 희망차게 보내리라 공표하고 나면 멋대로 우울해질 내 마음이 깜짝 놀라 정말 희망차게 보내야겠다고 긴장하는 것만 같다.

그리고 브런치를 들어와 브런치나우에 실린 글들을 읽어본다.

그리고 내 마음과 비슷한 글들을 보고 발도장을 찍는다.






인친님들도, 작가님들도

각기다른 소식으로 기상을 알린다.

어떤분들은 경제소식지로 아침을 알리고,

어떤분들은 부자되기확언을 필사로 아침을 다짐하고,

어떤분들은 감사일기로 하루를 연다.

나처럼 지금의 기분을 알리며 하루를 여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sns로 1시간정도를 보낸다.


책이 좋아 새벽부터 필사와 독서를 한 시절엔 이렇게 사람이 그립지 않았었다. 지금은 사람냄새를 맡고싶어 일어나자마자 폰을 켠다. 타국살이가 외롭긴 한가보다.


아들기상시간까지 아직 두시간이나 남아있다.


나는 상념에 사로잡힌다.


그럼 제일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아프고 힘든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을 생각하면 금새 우울해진다.

내 아침을 망치기 싫어 그들의 생각을 떨쳐버리려 노력한다.

잘 안된다.

그들의 아침은 괜찮은지 걱정부터 든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몸은 괜찮은지 안부를 새벽부터 물을 순 없다. 나는 그들이 괜찮은지 신경쓰는 것이 나의 하루를 망치는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선 그들생각을 지우려 애를 쓴다.


나는 나의 하루를 위해 또다시 sns를 켠다.

나를 긍정으로 이끌어줄 소식을 눈에 불을켜고 찾는다.


'나는 절대로 그들걱정에 내 하루를 망치지 않을거야'


그렇게 동이 트고 아들이 기상한다.

그리고 내 아침은 끝이 난다.


내 아침은 괜찮은걸까?

당신의 하루를 걱정하는 나는 안녕한걸까?


그대들의 아침이 안녕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비록 표현하지 않지만,

당신들 걱정을 애써 외면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당신들의 아침을 걱정하며 새벽시간을 모조리 보내는 내가 있으니..



2022.05.11

브런치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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