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힘들게 살아야 돼?
17. 누가 뭐래도 나는 내가 알아차리기.
요즘 내 삶은 온통 나를 위한, 내게 온 시간을 쓰고 있다.
단 하루라도, 마음 놓고 살아온 적이 없던 나는 나를 찾아온 병이 내게 어떤 신호를 보낸 건지 알기까지 5년이나 걸렸다.
매일을 나를 위해 애써 편안해지려고 노력하며 지내고 나니,
무엇을 위해 일부러 뭔가를 한다는 건 나를 수단과 도구로 이용해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요즘은 매일을 내 심신이 편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 삼아 보냈더니 하루하루가 편안하게 흘러간다.
생각을 비우는 건 좀처럼 쉽지 않고,
내 몸에 긴장이 저절로 되어 긴장을 풀어내는 데에도 자기 암시와 명상이 필요했지만 말이다.
지금도 내 평온한 본성을 알아차리려 노력이 필요하다.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쫓기듯 살았는지 모르겠다.
내게 주어진 하루 내가 편하도록 사는 것이 가장 최고인데.
내가 아닌 누구의 잔소리나 한숨을 듣고 싶지 않아서,
칭찬을 듣고 싶어서,
눈치 보며 나 답지 않게,
나를 괴롭히며 살아왔는가 싶다.
읽고 싶을 때 책을 읽고,
걷고 싶을 때 걸으면 되는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억척스레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돈을 벌어야 했는지...
건강을 위해서 걷는 게 아니라,
햇볕을 쬐고 바람을 쐬고 싶을 때 걷고,
바보상자라고 욕을 해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온종일 시청하고,
살이 찔까 봐 당이 오를까 봐 걱정하지 않고
먹고 싶은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것
그것이 죄인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는 그런 습관이 나를 건강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요즘이다.
이렇게나마 글을 쓰며 나를 돌아보니,
평온한 나의 행복이 내 안에 늘 있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기쁨의 눈물이 흐른다.
이 평온이 습관이 되고 내 삶이 되기를 바라본다.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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