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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Sep 08. 2023

노마드, 예술을 만나다

Nomad, met as Art

광활한 몽골 초원의 유목민을 일컫는 노마드(Nomad)라는 말이 있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한 이래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곳저곳에 도시가 생겨나고 점차 정착생활에 익숙해지고. 현대에 이르러 그 정착생활의 편리함은 노마드의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공교롭게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사람들의 정신(Mind)은 오히려 갈 곳을 잃고 방황을 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인터넷, AI 등 으로 대변되는 현대인들의 삶이 외형적으로는 다르지만 정신적으로는 디지털 노마드가 아닐까...

Nomad, met as Art 안내책자 중에서


그런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 진짜 노마드, 몽골에서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왔다. 몽골 최고 예술단체인 '몽골국립예술단' 단원들. 'Nomad, met as Art'라는 제목의 공연을 펼치기 위해서 우리나라를 찾았다. 물론 단독공연은 아니고 이들과 오랜동안 친분 관계를 갖고 있는 '전통예술단 혼'의 기획/초청으로 충남 서천, 홍성, 아산 등에서 공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몽골 전통 방식으로 사람들의 존경의 마음을 담은 '인사춤'으로 시작 된 공연

화려하게 이어지는 양 단체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90분 동안만큼은 세상 근심 잊고 공연에 몰입할 수 있으니 오랜만에 느끼는 마음의 여유, 잠시만이라도 행복한 순간 이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이런 공연을 볼 수 있게 해 준 그런 그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어서 척박하고 메마른 사막 같은 일상에도 버텨 낼 수 있으니 단비 같은 그들의 존재에 꾸벅 큰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한편, 몽골 예술단의 공연은 예상했던 대로 웅장하고 스케일이 남달랐다. 역시 칭기즈칸의 후예 다운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 노래 한 구절 한 구절마다 몽골인들의 강인힘이 느껴져 D.N.A이라는 게 참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혼'과의 친분으로 여러 공연을 봐오지만 공연을 보는 순간순간 화려한 의상을 입은 아름다운 무용수들의 밝은 얼굴을 보면서, 무대 뒤에서 그들이 그동안 흘렸을 땀, 눈물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노력으로 얻은 손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태(Shape)'가 한국 전통 무용의 백미가 아닌가 하는 아마추어적인 관점이 생기는 건 덤이 아닐까.

이날의 하이라이트 '혼'의 여성 무용수들과 몽골의 남성 무용수들의 협연, 여성들의 부드러움과 남성들의 강인함의 완벽한 조화가 인간의 원초적 감성을 자극도 하고, 서천 공작선(부채)으로 연출된 부채공연, 화려한 공작선이 마치 허공에서 실제로 공작이 날아다니듯 펄럭일 때 공연장은 이미 클라이맥스. 나뿐만 아니라 객석에서 공연을 즐기는 관람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와 환호의 함성이 절정에 이르자 내가 오히려 방청객에게 감사한 이 마음은 또 뭔지 알 수 없다.




바빠서 예매도 못해 현장구매한 5천원찌리 입장권.

입장권 금액이 중요하지는 않다.


무료라고, 금액이 적다고 결코 공연의 수준이 낮은 것이 아니다.


지방 예술단체 공연이라고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수준이 낮은 것은 사람들이다.

일 년 동안 극장 한번, 공연장 한번 안 가는 사람들의 수준이 낮은 것이다. 4류(물론, 생업 때문인 경우는 제외)

평소 무료공연만 가는 사람들, 3류

기꺼이 유료공연 가는 사람들, 2류

어떤 공연이든 즐기는 사람들, 1류. 즐기는 자 당해 낼 길이 없다.


사실, 나도 아직까지는 1류는 못된 듯하다.

다만, 적어도 2류는 되려고 노력한다. 모든 '창작'은 그냥 이뤄지지 않는 법, 만들어진 결과물은 항상 쉬워 보이지만 창작자들이 창작 과정에서 흘려보낸 시간, 노력, 열정은 결코 공짜 일 수 없다.


< 남은 공연 일정 >

2023. 9. 8. (금) 계룡문하예술회관

2023. 9. 9. (토) 아산 신정호 야외음악당

2023. 9. 10. (일) 아산 신정호 야외음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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