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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Jul 18. 2024

갑자기 부서가 바뀌었다

남들은 영전이라고 부러워하는데

운이 좋게도 20년의 직장생활 중 약 17년 정도 해외 관련 업무를 주로 했다. 그 세월만큼 정말 기가 막힌 에피소드가 셀 수 없이 많을 뿐만 아니라 튼튼한 해외 네트워크는 또 하나의 자산이 되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인생경험은 그 어느 것보다 값질 수밖에 없다.


어제 오후, 인사발령이 났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무척이나 당황스런 순간이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로 나름 해외 전문가로서 어느 정도 인정받으며 좋은 성과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해 왔는데, 인사발령 안내문에 내 이름 석자가 있었다.


발령부서는 인사과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가고 싶다는 부서다.

여기저기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나도 얼떨결에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퇴근 후에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리고, 묘한 기분이 든다. "내가 인사과로 발령이 났다고?" 그제야 실감이 났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처럼 인사과에 간다는 기쁨보다는 내가 즐겁게 일하며 정들었던 부서를 갑자기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큰 행사 준비가 한창인데... 벌려 놓은 일들을 어느 정도 마무리라도 했으면, 아쉬움이 덜 할 텐데... 그런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게 느껴졌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출근을 해서, 새롭게 맡은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새로운 직원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고 나서야 마음의 평정심이 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새로운 부서의 분위기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부서의 분위기가 이전 부서와 많이 달랐다. 부서장과 팀장, 직원들 간 대화가 자유롭다. 직원들과 팀장들 간의 대화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 부서의 전임자의 얼굴도 편안해 보였다.

떠나는 이의 얼굴도 좋아 보이니, 직원들이 왜 '인사과, 인사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미션에 대한 흥미가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예전 보다, 내 시간이 조금은 늘어날 듯하니 브런치를 위한 시간도 함께 늘어날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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