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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Aug 28. 2024

시(詩) 권하는 사회

인간은 시인으로 태어난다(Homo nascitur poeta)

찌든 일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아무리 답을 찾으려고 해도 명확한 답도 없고 가슴만 답답해질 때가 더 많았다.

나른한 주말, 딱히 특별한 것 없이,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 뭔가가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무덥던 여름도 가고 낙엽이 붉게 물들고 하나 둘 떨어질 때면 가슴 한 구석이 허 할 때가 있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마음이 건조한 사막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전쟁 같았던 한 주를 보내는 금요일 밤, 밀려오는 허무함으로 인해 잠을 설칠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나는 처음 시를 읽기 시작했다.




어렵게 느꼈던 시를 조금씩 읽다 보니, 신기하게도 한 문장 한 문장 읽히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부터 눈에서만 읽히던 시를, 시나브로 가슴으로 읽고 있다.

가슴으로 읽는 시는 마침내 마음속에서 화석이 되었다.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시인이 되기도 하고,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사랑에 빠진 주인공이 되어, 사랑을 주고받으며 설레기도 한다. 상을 초월한 초인이 되어, 극한 상황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이상향을 만나,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어쩌다 시에 등장하는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 꽃 한 송이, 푸른 바다, 작렬하는 태양으로부터 따뜻한 에너지를 받을 때면, 그것을 자양분 삼아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도 한다.


상상의 세계에서는 원했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의미 없던 존재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의미 있던 존재로부터 의미를 뺏았을 수도 있으니, 시를 읽는 나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라티우스는 시학에서 '시인들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려고 혹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동시에 즐거운 것을 말하려고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 밖에도 '인간은 시인으로 태어난다(Homo nascitur poeta)'는 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 우리는 이미 시인일지 모른다. 그러니 마음이 방황할 때, 시를 한 번 읽어 보면 어떨까


시인이 압축된 문장으로 노래하고자 하는 것을 알아내어, 통할 때 말로는 표현 못할 희열이 있다.

가끔 비록 그 뜻을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그 순간의 감정을 공감한 것만으로도 기쁠 때도 있다. 


'그림은 말하지 않는 시이며, 시는 말하는 그림'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그 말대로 그림과 시는 공통되는 부분들이 많아 굳이 별다른 설명이 없더라도 글로써, 그림으로써 전하는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지곤 한다. 그런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림이 있는 시화집을 읽을 때면 더 즐겁다. 압축된 표현들의 난해함도 그림으로 쉽게 이해되니 상상의 나래는 한 없이 펼칠 수 있기에 시도 그림도 텅 빈 마음을 가득 채워준다. 그러니, 마음이 헛헛할 때, 한잔의 소주도 위안이 될 수 있겠지만 한 편의 시를 우선 권한다.



시를 읽다 보면어느새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문체를 닮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흉내 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따라 하기도 한다.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 작품과 작가의 영향력 덕에 내 삶의 흔적을 가득 담은 글이 더 영글아 간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문체를 닮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흉내 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따라 하기도 한다.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 작품과 작가의 영향력 덕에 내 삶의 흔적을 가득 담은 글이 더 영글아 간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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