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이 바뀐 지도 몇 날 며칠이 지났는데도 한낮의 더위는 여전한 요즘입니다.
어제오늘 오랜만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세상 열기 다 식혀 줄 줄 았는데, 아직은 많이 모자란가 봅니다.
붉은 태양초 익게 하는 한낮의 태양 대신
뜨거운 햇살 잠시라도 피할 수 있게 해 준 먹구름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고마움도 잠시, 이때다 싶어,
예쁜 조약돌로 유명한 파도리 바닷가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작년 봄에는 성난 파도가 세상을 삼켜버릴 듯했는데,
9월의 파도리는 고요하다 못해 평화롭기만 합니다.
그때 파도리에는 내가 없는 내가 있었고,
지금 파도리에는 내가 있는 내가 있습니다.
같은 바다지만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그때도 나는 나였고, 지금도 여전히 나 입니다만
가을, 비로소 내가 있는 바다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