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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Oct 14. 2024

가을 산사에는...있다

수덕사 대웅전을 바라보며

가을 산사에는

가을보다는 아직 여름이 머물러 있습니다.


가을 산사에는

상쾌한 발걸음 보다 헐떡이며 대웅전에 이르는 거친 숨소리가 머물러 있습니다. 


가을 산사에는

속세의 심란 보다 마음의 평안과 고요가 머물러 있습니다.


가을 산사에는

가끔씩 목탁소리 보다 막걸리 몇잔에 얼근하게 취한 아버지들의 목소리도 머물러 있습니다.  


가을 산사에는

누군가를 위해 늘 기도하는 마음이 머물러 있습니다.


가을 산사에는

마지막 여행이 될지 모르는 어머니를  위해 휠체어에 태워 언덕길을 밀고 올라오는 아들의 땀, 눈물 떨어지는 소리도 머물러 있습니다.  


가을 산사에는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함께 할 시간보다 함께한 시간이 더 많이 머물러 있습니다.


가을 산사에는

2024.10.12, 파란 하늘이 여전히 우리에게 머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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