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고 서리가 내리기 전 가을 요맘때면 바닷가 사람들은 갯바위 낚시를 합니다. 우럭, 노래미가 주로 잡히는 데 운이 좋은 날에는 박하지(돌게), 해삼, 낙지가 올라오는 날도 있습니다. 갯가 사람들은 고급 낚싯대가 아닌 그저 단출한 대나무 낚시대면 충분합니다. 손으로 전달되는 묵직한 손맛이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가을볕이 좋은 요맘때 잡은 물고기들은 배를 갈라 바닷바람과 햇살에 말린 물고기는 긴긴 겨울 중요한 단백질원이 되기도 하고, 겨울 무, 태양초 고춧가루 한 스푼 넣고 건조된 물고기와 함께 조린 그 맛을 아는 사람들에게 팔아 쏠쏠하게 용돈 벌이도 합니다. 가을 햇살 좋은 날이면, 갯바위에 살다시피 했던 아버지가 종종 생각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