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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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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래
Nov 9. 2024
가을이 잠시 머무는 오후
일상이 또 새로운 일상으로 밀려온 한 주의 끝
방전된 배터리 마냥
축 쳐진 육신은 아무런 생기가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웬일인지 평소와 다르게 산미 없는 커피 한잔이 더 어울리는 시간입니다
축 늘어진 몸을 이끌고 겨우 창 넓은 카페에 자리 잡고 앉고서는, 아무런 뇌 활동 없이 본능에 충실해봅니다
눈으로는 가을의 빛깔을 즐기고
코로는 원목테이블의 나무향을 맡고
귀로는 조금은 신나는 비트의 음악을 듣고
입으로는 한 모금의 목축임으로 고소한 커피의 향을 맛봅니다
그러하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합니다
아무런 의식 없이...
그렇게 나도 어느 작가처럼 선택적 고독을 즐겨봅니다
그러자 머리는 하얀 도화지처럼 모든 것이 비워집니다
그제야 노란 세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다시 채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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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가을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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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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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대지 위에 발을 딛고 서서 별을 우러르고 싶다는 모토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오늘은 막걸리 같은 글, 내일은 와인 같은 글, 오래된 미래엔 위스키 같은 글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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