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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겨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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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래
Dec 30. 2024
바다를 매일 보면서 자란 소년은 바다가 지겨울 법도 합니다만 그는 여전히 바다를 좋아합니다
.
그에게 바다는 심심할 때 좋은 놀이터였고 언제나 받아주는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바다는 추억
입니다
.
이제 그에게 바다는 안식입니다
.
바쁨, 초조, 불안이 밀물처럼 몰려들 때 그에게 바다는 영혼의 쉼터가 됩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그리움이 밀물처럼 다시 밀려올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어쩌면 바다입니다
.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게 바다입니다
.
바다가 바다지 뭘 다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물론 바다는 바다입니다만, 바다가 늘 같은 건 아닙니다
.
누군가에게는 눈물일 수 있습니다
.
또 누군가에게는 기쁨일 수 있습니다
.
또 누군가에게는 절망이거나 희망일 수 있으니까요
모래알 하나하나 쌓여 사구가 되었듯 사람들의 추억의 알갱이 한 알 한 알 쌓여 시간의 퇴적물은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
2024년,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퇴적했을까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저녁 해로 물든 서해의 일몰도 이제 단 한 번만 남겨두었습니다.
서해 바다로 넘어가는 석양을 무척 좋아했던 그 소년에게도
어제오늘의 해는 유난히 슬프게 느껴집니다.
안면도 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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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위에 발을 딛고 서서 별을 우러르고 싶다는 모토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오늘은 막걸리 같은 글, 내일은 와인 같은 글, 오래된 미래엔 위스키 같은 글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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