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일기 2

by 바람아래

8월의 저녁 하늘은 여전히 황홀합니다.


장마가 물러난 뒤 몰아쳤던 폭염도 한풀 꺾인 모양입니다.

말복에 삼계탕 대신 뜨거운 커피가 웬 말인가 싶을 정도로 서늘한 말복입니다.

덥지 않아 다행이다 싶지만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걸 보니 사람마음 참 간사한 듯합니다.


요 며칠 저녁을 먹고 하천길을 걸을 때마다 하늘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얼마 전 읽은 코스모스의 후유증(?) 탓도 있지만 석양에 물 든 구름의 모양이 예사롭지 않아 내 두 눈의 시선을 사로잡곤 합니다.


조금 특이한 모양의 구름을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 댑니다.

그냥 막 찍습니다. 특별히 어떤 고급 사진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찰나(Timing)입니다.

똑같은 구름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다 생김새가 다르듯 구름 또한 그러합니다.

사람을 닮은 것, 동물을 닮은 것, 물건을 닮은 것... 참 다양합니다. 그래서 참 재미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곳을 걸어도 매번 같은 장면을 볼 경우는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늘 상 같은 것 같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작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이유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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