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자마자 팀원 한 명이 내 자리로 달려왔다. 풀린 눈, 헝클어진 머리.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다.
"팀장님, 어젯밤에 애가 안 자서 한숨도 못 잤어요.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조리원에서 나온 지 며칠이나 됐는데?"
"어제요. 어제가 첫날이었습니다."
그는 그날 오전 내내 졸다 깨다를 반복했다. 점심시간, 우리의 대화 주제는 당연히 '육아'였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한 단어였다. '힘들다.'
나를 포함한 기혼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심드렁했다.
"그때가 좋을 때야."
"지금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더 커봐라. 끝도 없어"
우리가 내뱉은 말들은 그에게 공허하게 들렸을 것이다. 그의 얼굴엔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감을 받은 건지 면박을 당한 건지, 그 자신도 잘 모르는 듯했다.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것이다. 내 자식은 왜 이리 더디 크는지. 반면 남의 자식은 왜 저리 빨리 크는지. 완벽한 시간의 상대성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그랬다. 아들을 처음 안았을 때 떨리던 손. 어설프게 기저귀를 갈던 순간. 목욕을 시키려다 아내와 함께 당황하던 그 밤. 분명 힘들었고, 지쳤고, 피곤했다. 더 힘들었던 건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간'이라는 마법은 그 모든 고통을 '추억'으로 바꿔버렸다. 이제 와 생각할수록 미소가 흐른다. 그래도 우리 잘 해냈구나 싶다. 아빠 1일 차를 보낸 그 팀원도 머지않아 알게 될 것이다. 언젠가 그의 얼굴에도 피로 대신 미소가 가득할 날이 올 거라는 것을...
한 남자가 아빠가 되어간다는 것은, 그 하루하루가 1년처럼 느껴지는 더딘 시간들의 축적이다. 그 더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상하게도 모든 게 찰나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1일 차 아빠의 시간이 더딘 이유다. 그 시간만큼은 천천히 흘러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