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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Mar 27. 2023

05 어차피 해야 할 영어라면...

대학 수강신청 유용했던 Tip,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누구든 캠퍼스의 낭만을 꿈꾸고 대학생활을 시작한다.


불행히도 나는 그렇지 못했다.

원했던 영문과가 아닌 법학과에 갔기 때문에 적당히 다니다 학업을 포기하거나, 재수를 생각했다. 대학 1학년을 그렇게 의미 없이 그럭저럭 보냈다.


2학년이 돼서는 조금씩 내 마음도 변하기 시작했다.

그냥 다니다 보니 적응도 되고, 우리 삶과 '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영문과에 다니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씩 누그러졌다. 그렇게 2학년 과정도 끝나고 입대, 26개월의 군 복무를 마쳤다.


인생은 계획대로 항상 흘러가는 것이 아니듯

군 입대 전 까지는 형편이 그리 나쁘지 않아 학교에 다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군 복무 시절부터 집안 사정이 복합해져 재정적으로도 어려워진 상황. 학업의 의미도 상실한 상태에서 복학도 포기할 까 생각하며, 여기저기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 어느 곳에서든 기술도 스펙도 없는 나를 환영하는 곳은 없음을 깨닫고, 졸업은 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복학을 했다. 부족한 학비와 생활비를 채우기 위해 이를 악물고 군 제대  후부터 했던 고된 알바는 계속했다. 그러나, 3학년 복학 시점부터는 졸업 후 취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취업 준비를 위해서는 높은 어학점수 및 능수능란한 회화능력은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토익학원과 영어회화 학원에 등록은 해야 됐는데 수강료는 부족했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지 않았나.

궁여지책으로 전공필수 과목을 제외한 선택과목은 타과 영어 관련 수업을 찾아  수강했다. 예를 들면 무역학과 학생들만 수강하는 무역영어, 영어과 학생들만 듣던 실용영어 수업을 타 전공자 중 유일하게 나만 수강신청을 하고 수업을 들었다.


다행히 결과는 과정을 말해줬다.

그래서 그랬는지 무역영어 교수님과 실용영어 교수님(외국분)은 개강 첫날부터 '저 녀석 봐라' 이런 표정으로 날 의아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그럴수록 나는  더 당당하게 항상 맨 앞줄, 교탁 앞에 앉아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그렇게 학기 내내 정말 열심히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기말고사를 치르고 받은 두 과목의 성적은 A+. 성적도 만족스럽게 나오니까 도박 같았던 내 결정은 결국 좋은 선택이 되었다. 그렇게 그동안의 고생조차도 추억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했을 때의 좋은 점은

다른 일반 과목을 수강하면 일단 각종 과제가 많고, 중간/기말고사를 따로 준비해야 되는데. 영어 관련 과목은 과제가 많지 않고 중간/기말고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어차피 기본실력으로 평가받음)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다. 아낀 그 시간을 다른데 활용할 수 있어서 매우 유용했다.


또한, 실용영어 교수님은 외국 교수님이 이어서 자연스럽게 회화를 많이 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요즘에야 외국인 교수들이 많지만 그때는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 결국 영어학원 1~2곳은 안 다녀도 되니 결국  돈도 아끼고 적어도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었다. 


어떤 나쁜 상황이나 환경을 직면할 때 포기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선택하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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